日, 北 순항미사일에 "도쿄도 핀포인트 사정권, 새로운 위협"
일본 정부는 13일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1500㎞를 '항행'(비행)하는 미사일 발사가 사실이라면 일본을 둘러싼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경계의 메시지를 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한(한·미) 양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경계 감시를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방위성도 "현재 상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발표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과 영해에는 낙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은 열리지 않을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사일 시험 발사가 사실일 경우 일본 대부분 지역이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만큼 정확한 내용 확인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북한 측의 발표가 사실이면 일본이 순항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새로운 위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까지 핀포인트 공격 가능"
나가이와 도시미치(永岩俊道) 전 항공자위대 사령관은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도미사일과 다르게 북한의 순항미사일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가 없어 (이번 발표의) 신빙성 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 측 발표 내용대로 "1500㎞를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도쿄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상대의 위협권 밖에서 핀포인트 방식으로 주요 목표물을 공격하는 '스탠드 오프(stand-off) 공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술적으로 유효한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으로 속도는 느리지만, 초저공으로 비행해 정밀하게 유도하는 것이 가능해 레이더로 발견하기도 어렵고 위협적"이라면서 "미사일 성능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무기 개발 성과 과시로 한미 견제"
NHK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은 미군과 한국군이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해 지난달 실시한 합동 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며 "미사일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한·미·일 3국 북핵 수석 대표의 도쿄 회동을 앞두고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4일 도쿄에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아사히신문은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순항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기 개발 성과를 과시해 한·미를 견제하고 국내적으로 국위 선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련 각국 자제하고 대화 나서야"
중국 외교부는 관련국의 자제를 호소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굳게 수호했으며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관련 각국이 자제하고 서로 마주보며, 적극적으로 대화와 접촉을 전개해, 쌍궤병진(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협정의 동시 추진)과 행동 대 행동 방식을 끊임 없이 추진할 것을 호소한다”고 짧게 중국 측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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