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규제에 손발 묶인 카카오의 이유있는 '脫한국'

최은수 2021. 9.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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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공정위 등 플랫폼 규제 논의 본격화..페이, 모빌리티 등 궁지 몰려
내수 의존 카카오, 해외 진출 통한 돌파구 마련 필요 지적
카카오웹툰 태국 매출 1위 등 해외서 공격 사업 확장..콘텐츠로 돌파구
태국 씨얌 파라곤 백화점에 카카오웹툰 ‘사내맞선’이 광고되고 있는 모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최근 정치권과 당국에서 '빅테크' 카카오, 네이버 등에 대한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내 시장에 의존해온 카카오가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해외 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등 콘텐츠를 앞세워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과 IT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내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갑질 규제법'을 검토하고 있고, 앞서 금융 당국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대상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신고누락과 관련해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범수 의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규제 움직임은 그동안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워 국내에서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장악하는 것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주력해온 사업 영역을 살펴보면 카카오톡, 택시 등 모빌리티, 헤어샵, 페이, 뱅크 등 대부분의 주력 사업이 국내에서만 힘을 쓰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총 158개 계열사 가운데 해외계열사는 41개에 불과하다. 해외 매출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과거에도 카카오가 내수 시장에 의존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카카오는 국내에서 전방위로 영향력을 더욱 넓혀 왔다.이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일면서 결국 국내에서도 플랫폼 규제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난관에 봉착하면서 카카오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 확대를 적극 모색해 돌파구를 마련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카카오 역시 그동안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플랫폼 기업 특성 상 해외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 가운데 웹툰, 게임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낙점, 콘텐츠 자회사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과 콘텐츠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올해가 해외 매출 비중이 두자릿 수 이상 차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웹툰이 선봉에 섰다. 앱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카카오웹툰은 8월 한달 간 다른 웹툰 앱들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태국에서 출시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다운로드 순위도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웹툰의 태국과 대만, 국내 진출에 이어 동남아시아 시장과 북미, 유럽, 중화권, 인도 시장 등으로 카카오웹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자회사로 인수한 북미 플랫폼 타파스와 래디쉬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여기에 지난 1일 합병 절차를 완료한 멜론컴퍼니과 함께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 3개의 주요 사업 분야를 중심지적재산권(IP) 밸류체인을 완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카카오재팬의 만화 앱 픽코마는 서비스 개시 4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일본 전체 디지털 만화 플랫폼 업계에서 처음으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해외 매출액이 2019년 3910억원, 2020년 4955억원, 올 상반기 2596억원 등을 기록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만 출시를 준비하는 등 글로벌 성과 확대가 예상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플랫폼 기업 특성 상 한류에서 인기가 많은 콘텐츠 수출 말고는 플랫폼을 앞세워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한류 인기가 큰 콘텐츠, 블록체인 등과 유명 해외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국내에서는 수수료 등에서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게 돌파구 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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