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투자 광풍..이때다 싶은 건설사들, 분양가 배짱

조강욱 2021. 9. 1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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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등 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부동산이 청약에 크게 흥행하면서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2배 이상 높은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등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청약 장벽도 높아 '내집마련'이 어렵다보니 틈새 상품인 비주택상품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면서 "건설사들도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피해 세대수를 확보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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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냐 아파트보다 2배 분양가 등장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 3.3㎡당 최고 6000만원대

#. 대우건설이 세운지구에 시공해 이달 분양 예정인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구성된 단지로 564가구 단지로 시장에서는 전용면적 기준 3.3㎡ 당 최고 6000만원을 넘을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같은 지구에 분양된 주상복합 아파트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분양가는 3.3㎡ 당 2906만원에 책정됐다.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등 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부동산이 청약에 크게 흥행하면서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2배 이상 높은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건축법상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도 분양 시기를 늦추거나 임대 후 분양을 검토하는 등 분양가 올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마곡지구에 공급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광풍을 일으키며 지난달 평균 657대 1의 경쟁률로 전량 청약 마감됐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아파트보다 비싼 아파트 대체재로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다. 84㎡ 분양가가 최고 16억1000만원이다. 3.3㎡당 4502만원으로, 이달 마곡동 아파트 평균 시세(3692만원)보다 20% 이상 높다. 또 지난해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마곡9단지’ 84㎡ 아파트 최고분양가가 7억원을 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비싸다.

오피스텔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대방건설이 지난 7월 분양에 나선 ‘동탄2신도시 대방 엘리움 레이크파크’ 주거용 오피스텔은 84㎡ 최고 분양가가 9억4760만원에 책정됐음에도 358실 모집에 1만686명이 몰려 2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달 앞서 나온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보다 3000만원 가량 더 높게 책정된 금액이다. 당시에도 이 회사는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 84㎡ 분양가를 최고 9억1660만원으로 정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다. 5월 같은 단지에서 공급한 같은 면적의 아파트 분양 가격이 상한제를 적용받아 최고 4억886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난다.

이 같은 비(非)아파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도 없어 부담 없이 청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아파트가 주로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반면,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고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전매 제한도 없다. 여기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LTV(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당첨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도 피할 수 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치솟는 인기에 건설사들 역시 분양가상한제 등 아파트 규제를 피해 이들 틈새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 생숙과 오피스텔 등 비 주택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분양된 생숙은 2257실로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 만에 89.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 분양은 9141실로 2017년보다 8.36% 늘어났다.

심지어 분양가격을 올리기 위해 분양시기를 늦추는 등 꼼수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6월 예정이었던 생활형 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의 분양시기는 현재 이달로 늦춰진 상태다. 임대 후 분양 전환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한남더힐의 성공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최근 청약한 민간임대아파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경쟁률은 227대 1에 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등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청약 장벽도 높아 ‘내집마련’이 어렵다보니 틈새 상품인 비주택상품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면서 "건설사들도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피해 세대수를 확보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아파트 등 일반 주택의 규제완화가 이뤄질 경우 다시 수요가 주택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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