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앓는 10명 중 7명 "최신 생물학적 치료약 건보 기준 개선돼야"

민태원 2021. 9. 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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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아토피연합회 '세계아토피피부염의 날' 환자 설문
4명 중 1명 "표적 치료제 경제적 부담, 처방 못받아"
국민일보DB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사람 10명 가운데 3명은 최신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고 싶어도 건강보험 기준에 못 미쳐 처방받지 못하고 4명 중 1명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현재의 생물학적 치료약 건보 적용 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중등증, 중증 아토피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생물학적 치료제는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염증 등 특정 원인물질을 타깃으로 한 약으로, 기존 피부에 바르는 약(국소 치료제)이나 스테로이드제 등이 듣지않는 중등증, 중증 환자에게 처방된다.

아토피피부염 환우 모임인 중증아토피연합회는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14일)’을 맞아 환자 6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토피피부염 치료와 질환 관리 현황’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는 8월 13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유병 기간은 11년 이상이 4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3~7년 20.1%, 7~10년 15.6%, 1~3년 14.0%로 나타났다. 증상 발생 후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3개월 미만이 43.0%로 비교적 빨랐으나 1년 이상 걸렸다는 응답도 15.8%에 달했다. 증상별로는 경증 44.6%, 중등증 26.3%, 중증 17.0% 순이었다.

환자들이 생각하는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목표는 1순위 응답 기준 가려움 완화가 29.9%로 가장 높았고 가능한 빠르게 증상 개선(20.5%), 증상 개선 효과의 장기 유지(18.8%), 얼굴·목 등 노출 부위 피부 개선(13.4%) 순이었다.

현재 받고 있는 아토피피부염 치료법은 74.6%가 바르는 약(국소 치료) 사용으로 나타났으며 항히스타민제(53.0%), 스테로이드제(37.4%)가 뒤를 이었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9.4%였고 아토피를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을 표적으로 억제하는 최신 표적 치료제(생물학적 치료제+JAK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가 31.1%였다.
침, 한약 등 한의원 치료, 대체의학·민간요법 등을 사용한다는 환자도 각기 9.4%, 10.1%에 달했다.

치료법에 대한 만족도는 생물학적 약물이 3.83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고 바르는 약(3.67점),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3.50점), 광선 치료(3.30점) 순이었다. 반면 전신 면역억제제(2.98점), 대체의학·민간요법(2.91점)은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근 환자들의 관심이 높은 최신 표적 치료제 처방 현황 및 인식을 별도로 알아봤다. 31.1%의 환자가 최신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고 현재 처방 중이라고 답했다.
치료받은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는 응답도 8.6%였으며 치료받고 싶었지만 처방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16.1%에 달했다. 특히 유병기간 1~3년은 중증 환자가 3.2%였던 것에 반해 11년 이상은 중증 환자 비중이 33.5%를 차지하는 등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증도가 높았다.

현재 처방 중인 최신 표적 치료제로는 생물학적 약물이 93.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최신 표적 치료제에 대해 아쉬운 점으로는 얼굴·목 등 노출되는 피부 개선 효과 부족, 전신 피부 개선 효과 부족, 빠르게 효과가 발현되지 않음 등이 꼽혔다.

최신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고 싶었지만 처방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보험급여 기준(국소 치료제 4주 이상 및 면역억제제 3개월 이상 치료, 아토피증상평가지수 23 충족)을 충족하지 못해서가 29.7%로 가장 높았고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이 커서(24.8%)가 뒤를 이었다.

현재의 생물학적 약물의 보험 기준에 대해선 “일부 개선돼야 한다”가 39.6%, “많은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가 30.4%로 모두 70.0%에 달하는 환자들이 현재 기준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실제 질환의 경과와 환자들 치료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인 보험기준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장기간 아토피피부염 치료와 관리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절반 이상(53.9%)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경제적 부담은 유병 기간과도 관련이 있었다. 유병기간 1년 이하는 크다(매우 크다 10.9%+크다 41.3%)는 응답이 52.2%인데 반해 11년 이상인 환자는 크다(매우 크다 33.5%+크다 38.2%)는 응답이 71.7%로 높아졌다.

중증아토피연합회 박조은 대표는 “새로운 치료제 출시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좋아졌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더 좋은 치료제약들이 빨리 나와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이런 치료제들의 보험 기준이 완화돼 필요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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