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탐색하는 증시'..자사주 매입 공시 봇물

이선애 2021. 9. 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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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2월까지 9년간 자사주를 사들인 코스피 상장 기업 주가는 공시 후 60거래일 뒤 평균 8.6%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지난 1일 1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상승세도 거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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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식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세를 지속하자,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주가 안정 부양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가 증가 추세다. 7월부터 지난주까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49개사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5%(9개) 늘었다.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들어 그만큼 주당순이익이 높아져 주가가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 환원정책으로 꼽힌다. 더불어 자사주 매입은 해당 회사의 주가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도 활용한다. 주가가 실적보다 저평가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을 예고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2월까지 9년간 자사주를 사들인 코스피 상장 기업 주가는 공시 후 60거래일 뒤 평균 8.6% 상승했다. 5거래일 뒤엔 2.8%, 20거래일 뒤에는 5% 올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시장에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타난다는 점도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메리츠화재가 이 공식에 부합했다. 지난달 31일 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지난 1일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10일 3만31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상승세도 거침없다. 2만7000원대 주가가 10일 기준 3만8000원선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도 세웠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을 10% 낮추겠다고 공시한 직후 주가가 18% 하락했지만 이후 지난달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후로 주가가 30%가량 올랐다"면서 "3차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강한 수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심팩(SIMPAC)과 LG, 락앤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미래에셋생명, NHN, JW생명과학 등이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를 거뒀다.

다만 주의는 요구된다. 공식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다. 상반기에 자사주를 사들인 한화솔루션과 현대모비스는 자사주 취득 기간 중 주가가 13% 넘게 하락했다. 지난 7일 엔씨소프트는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사주 30만주를 1899억원에 사들인다고 공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달 26일 신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를 내놓은 뒤 7일까지 26.4% 하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4조8518억원가량 증발했다. 7일 61만6000원에 마감한 주가는 10일 소폭 하락해 60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자사주가 다시 시장에 나오면 유통 물량이 증가해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할 수 있어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주가가 올랐을 때 기업이 다시 되팔거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취득 현황과 재처분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더불어 투자자는 자사주 취득의 일시적 효과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중점을 둬 의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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