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파리 개선문이 사라진다. 천과 밧줄로 16일간 감싸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개선문을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개선문 전체를 천으로 둘러싸는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각) 파리에서는 산악 구조대 같은 복장을 한 작업자들이 줄을 타고 개선문을 은색 천으로 덮는 작업을 진행했다. 세계인의 시선을 끄는 '개선문 둘러싸기(L'Arc de Triomphe, Wrapped)'는 2020년 타계한 예술가 크리스토의 프로젝트로 그는 이 작업을 수십년간 꿈꿔왔다.
불가리아 태생의 설치 미술가 크리스토(본명 크리스토 블라디미로프 자바체프)는 거대한 천으로 자연과 건축물을 감싸는 작업을 해와 '대지의 예술가'라 불린다. 1985년 파리 퐁네프 다리 전체를 천으로 감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1995년에는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을 은색 천으로 감싸기도 했다.
1961년부터 파리 개선문 근처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샹젤리제 거리 입구에 서 있는 압도적인 건축물에 매료됐다. 이 거대한 구조물을 천으로 감싸 사람들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크리스토는 지난 해 타계했지만 그가 계획한지 60년 만에 개선문 프로젝트는 실행에 옮기게 됐다.
개선문은 나폴레옹 1세의 명령으로 건립됐다. 공사는 1806년 시작했지만, 나폴레옹의 실각, 왕정복고와 7월 혁명 등 격동의 시대를 거치느라 1836년이 되어서야 완성됐다. 나폴레옹은 1821년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숨을 거둬 생전에 완성된 개선문을 보지 못했다. 1840년 그의 유해가 파리로 귀환하며 개선문을 지났다.
개선문 둘러싸기 작업이 완성된 모습은 9월 18일부터 10월 3일까지 볼 수 있다. 25000㎡의 재생 가능 폴리프로필렌 천과 3000m의 붉은 밧줄이 사용된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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