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심화되는 학력 양극화' 대안이 필요하다

송재영 2021. 9.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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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정의 유연화-다양화 등 미래형 교육 필요성 대두

[송재영 기자]

  민주주의학교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교육 1차 콜로키움에 참여한 초등학교 전현직 교장들이 코로나19 시대 양극화되고 있는 학력 격차 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 민주주의학교
 
코로나19 4차대유행 속에서 등교확대가 추진되면서 학생들의 안전과 학력격차를 둘러싸고 초중고등학교 일선 현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을 자립적 주체로 세우는 미래형 교육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민주주의학교(상임대표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지난 8일 저녁 한신대에서 '코로나19와 학력격차'라는 주제로 온라인 콜로키움을 열고, 경기도내 초중등 학교 교장과 수석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이 콜로키움에는 김경호 전 수원 영덕초등학교 교장, 조규영 전남양주 다산가람초 교장, 이건 전 오산 세마고등학교 교장 등 수원, 안산, 화성, 오산, 남양주, 시흥, 용인, 분당 지역의 전현직 초중고등학교 교장 및 수석교사 10여명이 참석해 송주명 교수의 사회로 2시간을 훌쩍 넘는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포문을 연 수원지역 초등학교의 A 교장은 "학교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이어서, 교육부가 학부모님들의 의견에 따라 전면등교와 등교확대 방침을 취하고 있는데,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의 결손 회복과 감염으로부터의 안전이라는 상호 모순되는 목표 속에서 심각한 딜레마와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실토했다. 시흥의 초등학교 B 교장도 수도권의 4단계 거리두기 속에서 등교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학교현장의 관리자와 교사들의 부담은 현저히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코로나 상황이 이어진 결과 일선 학교현장에서 체감되는 학력격차 또한 심각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경호 전 교장은 2020년의 성취도 평가를 예로 들면서, "오래 이어진 원격수업으로 중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소위 학업성취도의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과 학력격차의 심화는 가정환경, 학생들의 자기관리 능력에 따라 증가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교사와 학생간의 토론 및 조별학습 등 소통의 어려움, 교사 관심의 환류(feedback)의 어려움으로 더욱 고착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학력격차는 중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분당의 중학교 C 교장은 "상위권 학생들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시기를 '기회'로 활용하지만, 심각한 결손과 피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 낙후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를 해결할 거의 유일한 방안은 공교육의 대면수업과 교육과정을 유지하고 이를 뒷받침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지난 7월에 발표된 교육부의 교육회복종합방안에 대한 불만과 대안제시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방안이 학교현장과의 소통보다는 학부모나 사회적 여론만을 반영해 추진되고 있고, 지나친 공모방식의 예산분배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학력격차를 해소할 교사들의 노력을 금전적인 보상만으로는 이끌어내기 어렵고, 교육부, 교육청, 학교간의 새로운 협력체제를 만들어 교사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기 새로운 교육은 학령인구 감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학급당 학생수를 28명이 아니라 15명까지 낮추어 학생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나아가 홈스쿨링, 대안학교 등 교육의 다원화를 인정하고, 교육과정의 유연화와 다양화를 획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관심을 끌었다.

콜로키움 전반을 이끈 송주명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은 교육현장을 강타해 그간 잠재적으로 존재했던 학교 현장의 문제를 거의 모두 드러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연장, 반복될 것이다. 코로나시기 학력격차 현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코로나 이후 질적인 도약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방향과 단초를 발견해야 한다. 이제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을 학습의 자립적 주체로 세우고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을 키워가는 미래형 교육의 방향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교육시민단체 민주주의학교는 이후에도 고교학점제, 학교민주주의, 돌봄과 교육 등 중요한 교육쟁점에 대해서도 콜로키움을 열고 전문가와 학부모의 의견을 모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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