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같은 핏빛 복수극 기대했다면.. 아쉬움 남긴 이 영화
[김준모 기자]
▲ <케이트> 포스터 |
ⓒ 넷플릭스 |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출연 배우와 감독, 원작이나 소재에 따라 기대감이 달라진다. 낮은 기대감의 작품은 좋지 못한 완성도에도 킬링타임으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꽤나 기대감이 높은 작품의 경우 실망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 <케이트>는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다. <헌츠맨: 윈터스 워>로 가능성을 보여준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이 메가폰을 쥔 이 작품은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 시한부 킬러의 피칠갑 하드코어 액션을 선보인다.
무자비한 킬러 케이트는 마지막이라 생각한 임무에 실패한다. 누군가 먹인 치명적인 독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 독으로 온몸에 방사능이 퍼진 케이트가 살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 그녀는 이 하루 동안 자신에게 독을 먹인 이들을 찾아내 처단하고자 한다. 이 기본 줄거리만 보자면 잘 만든 액션 영화의 정석이다. 좋은 액션 영화일수록 줄거리는 이해하기 편하게 단순하며 어떤 쾌감을 전해줄지가 명확하다.
▲ <케이트> 스틸컷 |
ⓒ 넷플릭스 |
아쉽게도 이를 버무리는 좋은 능력은 주어지지 않았다. 액션영화의 경우 관객의 만족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액션 장면이 필수다.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인상적인 액션을 뽑아내지 못한다면 회자되지 않는다. 이 작품의 액션은 전체적인 미장센이 어설프다. 피 칠갑은 보여주지만 그 순간의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장면이 없다. 그저 피와 폭력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
▲ <케이트> 스틸컷 |
ⓒ 넷플릭스 |
액션의 만족도가 부족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 건 스토리의 빈약함 때문이다. 피칠갑 하드코어를 시도한 순간부터 작품은 스토리보다 액션에 중점을 둘 것이란 걸 예고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모탈 컴뱃>을 보더라도 스토리는 장면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케이트가 복수를 위해 아니를 납치하고, 이에 분노하던 아니가 갑자기 케이트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협력을 하는 전개는 두 사람 사이에 유대감과 연대를 만들어 여러 장면을 연출해내고자 개연성을 포기한다.
개연성을 뒷전에 두었다면 주무기인 액션을 살려야 하는데 미장센을 만들어내는 힘이 부족하다. 킬러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액션 영화인 <존 윅>을 예로 들자면 매 시리즈마다 독창적이면서 쾌감을 주기 위한 액션에 주력한다. 클리셰에 박힌 장면이라도 그 규모를 키우거나 변칙기어를 통해 이 영화만이 지닌 고유한 액션을 강조한다. 아쉽게도 <케이트>에게는 이 고유함이 없다. 그저 처절하게 온몸이 망가져 가는 케이트의 모습을 통해 쾌감을 시도한다.
<케이트>가 본 받아야 했던 영화는 <킬 빌>이다. 이소룡 츄리닝을 입은 우마 서먼을 비롯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통해 대결에 묘미를 더했고 현란하면서 화끈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만약 <케이트>가 B급을 지향했다면 어쩌다 터지는 뻘한 유머와 개성 부족한 캐릭터들, 미장센이 떨어지는 액션 장면 역시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성격이 다르기에 다른 기준으로 영화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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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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