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벗어난 성남, 김남일 감독의 교체카드 적중
[노성빈 기자]
사실상의 '단두대 매치' 였던 FC서울과 성남FC간의 경기에서 어느 누구도 웃지 못하며 마무리됐다.
성남과 서울은 12일 오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29라운드 경기에서 1골씩 주고 받은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성남과 서울은 승점 1점씩 나눠갖는 데 그치며 기약없는 강등권 탈출 경쟁을 계속 이어나가게 됐다.
▲ 김남일 감독 성남FC 김남일 감독(자료사진)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지면 끝장이라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두 팀은 전반전 내내 이렇다 할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성남은 매끄럽지 못한 공격전개 속에 뮬리치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지는 등 고립되는 현상을 노출하며 제대로된 득점기회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서울은 골 결정력 부재에 발목이 잡혔다. 전반 4분 고요한의 슈팅이 수비맞고 굴절된 뒤 성남 김영광 골키퍼에게 잡힌 것을 시작으로 전반 42분과 43분에 나온 여름과 고요한의 슈팅은 모두 골대를 외면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급기야 전반 28분 고요한의 크로스를 받은 박주영의 헤더슛은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답답한 경기 속에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들어 성남 김남일 감독은 후반 4분 강재우를 빼고 박수일의 투입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오히려 선제골은 서울의 몫이었다. 후반 13분 이태석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영욱이 받은 뒤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서울이 리드를 가져갔다.
이러자 김남일 감독은 후반 20분 극도로 부진했던 뮬리치와 이규성 대신 이스칸데로프와 부쉬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효과를 봤다. 후반 20분 이스칸데로프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수일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 슈팅까지 만들어낸 성남은 3분뒤 부쉬의 슈팅이 양한빈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이것을 박수일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을 만든 성남은 수비쪽에 밸런스를 맞추고 역습을 노리는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수비의 중심 리차드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져나가는 불운이 있었지만 수비수 5명과 미드필더 4명이 수비에 가담해 서울의 공격전개를 억제시켰다. 동시에 권순형의 패스플레이와 공격진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역습을 펼쳐 서울의 골문을 위협한 성남은 종료직전 권경원의 슈팅이 서울 양한빈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아쉬움 속에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웃지 못한 성남-서울, 더 중요해진 남은 일정
반드시 이겨야했던 경기였기에 무승부는 두 팀 모두에게 반갑지 않은 결과로 다가왔다.
특히 서울은 두 경기 연속해서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승점을 잃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무승속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서울은 박주영, 고요한 등 베테랑들을 선발로 투입해 승부를 띄웠으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거두고 말았다.
성남 역시 김남일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하면서 패할 뻔한 경기를 승점 1점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계속되는 뮬리치의 부진 속에 이렇다 할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6경기 무승행진(3무 3패)역시 성남에게 큰 부담이 될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일정역시 두 팀에게 큰 부담이다. 서울은 수원FC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대구FC, 강원FC와의 일전을 남기고 있는데 후반기 들어 하향세를 겪고 있는 수원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는 상대전적,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기에 확실하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일전들이다.
성남 역시 수원FC,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비롯해 강원FC,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와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는데 확실하게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팀이 없다는 점에서 성남에게 유리한 일정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단두대 매치' 였던 두 팀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두 팀의 강등권 탈출 경쟁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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