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회 부회장 지낸 원로 배우 윤양하씨 별세
1960~70년 검객물 영화 붐의 주역이었던 원로배우 윤양하(본명 윤병규) 씨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13일 아들 윤태웅 씨에 따르면 낮에 잠이 든 뒤 깨어나지 못했다. 향년 81세. 1940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창농고 재학 시절 씨름선수로 활약했다. 대학은 유도대학(현 용인대)에 진학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유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이때부터 영화배우의 꿈을 키우며 충무로의 한국배우전문학원에 다녔다. 그곳에서 당시 학원에 출강하던 김수용 감독과도 친분을 쌓았다.
1967년 김 감독의 영화 '산불' 단역을 거쳐 같은 해 김 감독의 작품 '빙점'에서 조연을 맡으며 영화배우로 정식 데뷔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검객물 붐이 일면서 유명세를 탔다. 상투를 틀고, 턱에 수염을 붙이고, 들짐승 가죽 옷을 입고 날카로운 검을 든 모습으로 '월하의 검', '필살의 검', '내장성 대복수' 등 검객물 20여편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후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1981), '물레방아'(1986), '씨받이'(1987) 등 토속물과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일송정 푸른 솔은'(1983), '퀵맨'(2002), '란의 연가'(2003)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주로 김수용·임권택 감독의 영화에서 활약했다.
1985년에는 한국영화인협회 영화배우분과위원장, 1986∼88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아 일부 영화사에 영화 제작 독점권을 준 영화법 개정 운동을 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 전북 순창·임실 지역구에서 출마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대한유도회 부회장을 지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두 차례 올림픽에서 유도 대표팀 단장을 맡았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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