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동균 마포구청장 "500만 그루 나무심기 기후변화 선제 대응하는 지방정부 모범사례"

박종일 2021. 9. 13. 07: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최초 500만 식재 프로젝트로 2021 제6회 대한민국 건강도시상 '대상' 수상.. 2027년까지 목표치 중 43% 달성..남북관계 좋아지면 북에도 나무 심어 미래세대에게 맑은 공기 선물할 것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정부는 물론 전 세계가 지금 탄소중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포구는 ‘500만 그루 나무심기’로 이미 이 변화의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019년부터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500만 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왔는데 영광스럽게도 이 정책으로 마포구가 2021 제6회 대한민국 건강도시상 ‘대상’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 건강도시상은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KHCP)가 주관 아래 협의회에 가입한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102개 회원도시를 대상으로 우수 건강도시사례를 찾는 국내 유일의 건강도시공모전이다.

구는 민선 7기에 들어선 2018년8월부터 ‘100만 그루 공기청정숲 조성’을 추진하다 2019년부터 2027년까지 사업비 총 1580억(국비 505억, 시비 633억, 구비 442억원)을 투자해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기록적인 폭염, 도심 열섬현상의 기후변화에 더욱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나무심기’가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유 구청장은 “빈 땅만 있으면 어디든 나무를 심어 마포를 공기청정숲으로 만들어야겠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축구장 16개 면적에 맞먹는 땅이 필요한데 마포에 500만 그루를 심을 만한 땅이 어디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한 곳에 500만 그루를 다 심을 수 없다면 작은 땅 군데군데 심어나가면 되는 일이고, 10그루 심을 곳에 20그루, 30그루씩 심어나가면 되지 않겠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구는 500만 그루 식재를 위해 ▲공동체 나무심기 ▲가로녹지 확충 ▲생활권녹지 확충 ▲민간주도 나무심기의 4대전략을 추진 중이다.

마을 골목과 자투리 땅에는 덩굴장미, 라일락 같은 향기로운 꽃나무가 들여졌고, 철도변이나 하천변, 장기미집행 공원 보상지 같은 대규모 유휴공간은 생활권 녹지로 탈바꿈 하고 있다.

지난 6월25일에는 대대적인 동부지역 나무심기를 진행해 마포에서 상대적으로 숲과 공원이 적은 공덕동, 아현동, 도화동 일대에 녹지를 보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생활밀착형 숲 조성’에 나서 구청사 안에 실내수직정원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 현재까지 심은 나무의 절반 이상이 민간에서 진행한 부분인데, 그 중에서도 지난해부터 주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1가구 1나무 가꾸기’가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출생, 입학, 결혼, 승진 등 각자의 기념일과 사연을 담은 나무를 직접 골라 심고 이름표를 붙여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사업이다. 구는 이런 추세라면 2가구 당 1그루의 나무를 심어 총 8만8000여 그루를 심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 마포에는 216여만 그루의 나무가 새롭게 뿌리내렸다. 2027년까지의 목표치 43%에 해당되는 수치다.

구는 이를 미세먼지 약 77톤을 저감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 2019년 42.18㎍/㎥이었던 연간 미세먼지 평균치(서울시 일별 평균 대기오염도 기준)도 일 년 새 36.32㎍/㎥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뿐 아니라 1인 당 도보생활권공원면적(2020년 기준)이 11.36㎡로,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넓어(서울시 평균 5.49㎡) 명실상부 ‘숲세권’ 도시로 자리 잡았다.

유동균 구청장은 “나무를 꼭 마포에만 한정해서 심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우리 구와 여건이 비슷한 북한의 도시와 자매결연 하고, 거기에 나무를 심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곳의 맑은 공기가 우리 마포까지 불어올 것이고, 그 공기는 우리 미래세대에까지 전해질 것”이라며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은 기후변화를 두고 ‘해방적 파국’이라는 표현을 썼다. 위기로 인해 문제를 깨달으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길을 바꾼다는 것인데, 우리 마포도 지금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우리가 지금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한다면 우리는 물론 미래세대, 미래세대의 미래세대까지 좋은 기후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맺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