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결제 허용하라" 판결에도 애플이 웃는 이유

김준엽 2021. 9. 1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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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이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외부결제를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에픽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이 지난 10일 이같은 판결을 내리자 애플과 에픽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독점기업이 아니라는 판결은 받았지만 애플은 외부결제를 허용해야 해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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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앱스토어 독점 아니다" 애플 손 들어줘

에픽이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외부결제를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에픽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이 지난 10일 이같은 판결을 내리자 애플과 에픽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애플은 이번 판결에 대해 “거대한 승리”로 평가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법원이 앱스토어를 독점으로 볼 지였는데, 독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애플은 소송 쟁점 10개 중 반독점법 위반 등 9개에서 이겼고, 캘리포니아 주법상 반경쟁적 행위에 관여한 혐의만 인정됐다.

이본 곤잘레즈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에픽의 주장에 대해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애플이 아이폰에서만 작동하는 아이메시지 같은 앱으로 안드로이드 전환을 부담스럽게 만들어 사용자를 가둔다는 에픽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사용자는 좋아서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판결로 애플은 외부업체의 앱스토어를 아이폰에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 매출의 30%를 가져가는 앱스토어의 운영방식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독점에 대한 판단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독점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에픽이 애플이 독점기업임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다른 재판에서 새로운 증거나 접근이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미국 정치권에서는 애플, 구글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법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애플과 에픽 모두 패배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독점기업이 아니라는 판결은 받았지만 애플은 외부결제를 허용해야 해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해마다 약 19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번 판결로 영향을 받게 되는 미국에서만 6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법원은 애플이 90일 내에 개발자들이 앱에 이런 외부결제용 링크를 넣을 수 있도록 반드시 허용하도록 했다. 외부결제가 활성화하면 애플은 그동안 받았던 수수료를 못받게 된다.

에픽은 이번 소송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애플이 독점 기업임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고, 오히려 계약 위반으로 애플에 거액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에픽은 지난해 8월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에픽에 직접 돈을 내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가 애플로부터 계약 위반을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다. 법원은 계약 위반에 따른 손실액을 애플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결제시스템 구축 후 에픽이 약 12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그 중 30%는 애플의 몫이라고 봤다. 즉 에픽은 약 360만 달러를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

팀 스위니 에픽 대표는 “이번 판결은 개발자와 소비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앱스토어와 지불방식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과 에픽 모두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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