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종전 이후 첫 9·11 추모식.. 전·현 대통령 단결 외쳤지만 여론은 분열

전웅빈 2021. 9. 1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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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8시46분(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침묵을 알리는 종이 다시 울렸다.

9·11테러 당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미국이 시험대에 선 비탄의 날에 수백만 국민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함께 대의를 향해 나아갔다. 테러 이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단합한 국민을 이끌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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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민 88% "크게 갈라져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9·11테러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93항공기 추모 광장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이날 추모식에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참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AFP연합뉴스


11일 오전 8시46분(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침묵을 알리는 종이 다시 울렸다. 정확히 20년 전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에 여객기가 처음 충돌했던 시간.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이 시작됐다. 이날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전 후 첫 추모식이란 점이 특별했다.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등 전현직 대통령이 그라운드제로 행사장 앞자리에 나란히 서서 고개를 숙였다. 9·11테러 당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미국이 시험대에 선 비탄의 날에 수백만 국민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함께 대의를 향해 나아갔다. 테러 이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단합한 국민을 이끌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의견 불일치가 언쟁으로, 언쟁은 충돌로 변하고 있고, 정치는 분노와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외 극단주의자들은 인명 경시와 같은 더러운 정신의 산물이고, 이에 맞서는 건 우리의 계속된 의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미리 촬영한 영상에서 “9·11테러가 벌어진 이후 우린 곳곳에서 영웅적 행위를 보았고 국가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느꼈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내고 “전쟁 20주년은 승리와 영광과 힘의 해여야 했다. 그러나 바이든과 그의 서툰 정부는 패배 속에 항복했다”며 “미국은 무능이 일으킨 망신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불참은 미국 사회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는지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NBC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3%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한 응답은 29%에 그쳤다. 2001년 9·11테러 직후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72%가 긍정, 11%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정확히 반대로 바뀐 것이다.

AP통신 여론조사에선 미국인 88%가 크게 갈라져 있다고 답했다. 단결되어 있고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한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NBC는 “이라크와 아프간전쟁 이후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했고 치명적인 전염병 이후 마스크, 백신과 같은 문제로 미국인들이 분열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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