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도전을 삼가다

2021. 9. 1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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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새 강의를 시작했는데 학교마다 학생들의 관심사와 반응이 달라 처음 나서는 학교에서의 몇 주는 분위기 파악에 신경을 많이 쓴다.

새로 강의를 맡은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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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정 패션마케터


겸업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새 강의를 시작했는데 학교마다 학생들의 관심사와 반응이 달라 처음 나서는 학교에서의 몇 주는 분위기 파악에 신경을 많이 쓴다. 시간강사로 여러 대학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학생을 접하는 재미가 있다. 같은 내용을 강의해도 반응과 결과물의 차이가 크고, 창업 아이디어처럼 새로운 발상을 실험할 때면 수능 점수와 창의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험도 하게 된다. 새로 강의를 맡은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지금의 20대가 유사 이래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세대라고 해 긴장도 됐고, 이전 강의 평가에서 강의의 차별성과 깊이가 부족해 자극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들었던 터라 새로운 내용에 깊이까지 더해보려 준비를 잔뜩 했다.

첫 시간에 준비한 여러 주제를 늘어놓고 하나씩 조사해 발표하도록 하면서 관심이 가는 주제를 직접 선택하게 했다. 그런데 선택 결과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는 탐험 정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익숙하고 쉬워 보이는 한두 주제에 모든 학생의 지원이 몰렸고 낯선 주제에는 아무도 자원하지 않았다. 비대면 수업이라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묻기도 파악하기도 어려워 혼자 가늠하기론, 수강 과목이 많고 치러야 할 시험과 과제가 많으니 안전하게 좋은 학점을 얻을 수 있는 익숙함을 선택한 것 같다.

한 번은 다른 학교에서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시험의 부담은 던 상태에서 편하게 토의해보려고 오늘 수업은 시험 범위는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내 의도와 정반대로 그 말 이후 많은 학생이 화면에서 사라졌고 평소보다 더 낮은 참여를 경험해야 했다. 정량 평가가 줄어야 더 많이 도전하고 탐험할 거라는 기대가 아직 있다. 하지만 정성 평가는 공정성이 의심스러워 정량 평가가 그나마 가장 낫다고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학생들은 감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도전이라는 사치를 피하고 있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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