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연애할 때 주로 차였다"..홍준표 "개그맨 시험볼 뻔"
“저도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여론조사(13~14일)를 하루 앞둔 12일, 경선 주자들은 당이 마련한 ‘올데이(All-day) 라방(라이브방송)’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이날 박진ㆍ박찬주ㆍ안상수ㆍ원희룡ㆍ유승민ㆍ윤석열ㆍ장기표ㆍ장성민ㆍ최재형ㆍ하태경ㆍ홍준표ㆍ황교안(가나다순) 후보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 12명은 오후 1시부터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후보자 별로 22분씩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서민 단국대 교수, 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앞서 9~1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면접관으로 참석한 ‘국민 시그널 면접’이 정책ㆍ도덕성을 검증하는 ‘압박형’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 일정은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와의 연애과정을 얘기하며 “(그 전에는)정말 몇 사람과 한두 달 만났다. 제가 차인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을 보는 날 격려 차 방문한 친구들과 족발을 먹고 싶어 일찍 시험장을 나왔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족발 때문에 최종 합격까지 5년이 더 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억울한 사건으로는 ‘부정식품 논란’을 꼽았다. 윤 전 총장은 “부정식품은 정부가 정한 규제 아래의 식품이고 불량식품은 유해식품”이라며 “하늘과 땅 차이인데, 못 사는 사람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얘기로(와전돼) 좀(억울했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에서 ‘줌(ZOOM)’으로 행사에 참석한 홍준표 의원은 대학 시절 개그맨 공채 시험에 지원한 사실을 밝혔다. 홍 의원은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故 김경태 PD의 권유로 시험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해 10월 유신이 발생하는 바람에 시험을 못 봤다”고 말했다. ‘돼지발정제’ 논란도 해명했는데, 홍 의원은 “50여년 전 이야기로 느닷없이 나를 무슨 강간범처럼 덮어씌우는 바람에 (이재명 경기지사 측을) 제소하려고 했다. 내 오해 하나 풀려고 관련된 이들 가정을 흩트리는 게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홍 의원은 자신을 ‘성폭행 자백범’이라고 공격한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에 대해 고소 방침을 세웠다가 철회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상승세인 것에 대해선 “MZ세대는 정직하고, 거짓말 안 하고, 말을 빙빙 돌리지 않는다”며 “제 캐릭터와 우연히 맞아떨어져서 (지지율이)폭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영상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순실씨, 십상시, 진박 이런 사람 말씀 좀 듣지 마시고 저 같은 사람 말씀을 좀 더 귀 기울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머리를 염색하고 눈썹 문신을 한 사실을 소개하며 “저보고 차갑고 까칠해 보인다고들 하는데, 최근 5~6년 간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여서 TV에 늘 심각한 모습이 잡혔다”며 “알고 보면 굉장히 재밌고, 농담도, 욕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인생의 가장 큰 일탈로 “대학 시절 과음하고 부활절 예배에 안 간 것”을 꼽았다. 최 전 원장은 “당시 동문 체육대회에 동기들이 너무 안 와 흥분해서 과음했다. 눈을 떠보니 응급실이었다”며 “그때 같이 술 드셨던 분이 박진 의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권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감사원장이 정권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 게 본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충성의 주체를 잘못 생각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다른 후보들도 가족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진 의원은 기타를 들고 가수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곡을, 안상수 전 의원은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라는 곡을 직접 불렀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가발 논란’에 대해 “있는 대로의 내 머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선 일정에 참여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이날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박 전 대장은 기자들과 만나 “8강에 올라간대도 더 나아갈 여력이 없다”며 “적폐 수사 진실을 밝히고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분은 홍준표 후보다. 홍 후보를 지지하고 저는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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