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 총리 주자 3명 모두 "개헌"..역사·외교는 강경

조민영 2021. 9. 12. 14: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차기 총리 주자 3명.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연합뉴스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3명의 주자가 모두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외교·역사 문제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한국, 중국 등과의 갈등 관계 해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 신문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등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공언한 3명이 모두 헌법 개정 의지를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긴급사태 조항 신설이나 자위대 명기 등 자민당이 앞서 제시한 4가지 개헌 항목을 임기 중에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일본인의 손에 의한 새로운 일본국 헌법”을 제정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고노는 지난 10일 출마 선언 때는 개헌에 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개헌을 호소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다만 다가오는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를 충분히 확보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에서 셋 중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개헌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의회 내 개헌 찬성 세력이 충족됐던 아베 신조 정권 시절에도 개헌에 나서지 못했던 점도 개헌 전망을 낮게 보는 이유다.

산케이는 다만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거치며 일본이 감염 확산에도 도시 봉쇄 등을 할 법적 근거가 없었던 점 등이 허점으로 지적된 만큼 이런 문제가 개헌의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다카이치와 고노는 일본도 록다운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검토 혹은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일 갈등의 요인인 역사 문제에 대한 입장은 세 명 모두 강경한 편에 있다.

세 명의 주자 중 가장 우익 색채가 강한 다카이치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복했고, 젊은 시절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의 책임을 부인해 온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인권침해 등을 비난하는 국회 결의에도 의욕을 보이는 등 중국과의 관계도 부정적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는 전날 보수·우익 성향의 작가 햐쿠타 나오키가 사회를 맡은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해 거론하고서 억지력의 일환으로 “중거리 미사일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오랜 기간 외무상을 지낸 만큼 기존의 한일 관계에서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좁다. 그는 2015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의 당사자기도 하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국에서의 소송 등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는 10일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자민당 정권이 계승해 온 역사 인식을 이어가겠다”고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아베 정권 후반부 외무상을 지낸 고노 역시 과거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추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방 이슈와 관련해선 사이버·우주·전자파 등 새로운 분야에서 자위대의 능력을 강화해야 하며 국가안보 전략을 수정해 방위력을 증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3명의 주자 가운데 현재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은 고노 담당상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과 민영방송 TV도쿄가 지난 9∼11일 실시한 유권자 상대 전화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총재로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 27%가 고노를 택했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17%, 기시다 14%, 다카이치 7%,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지지층의 응답을 기준으로 보면 고노 31%, 기시다 17%, 이시바 13%, 다카이치 12%, 노다 1% 순이었다.

응답자의 72%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퇴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응했다. 차기 자민당 총재에게 필요한 덕목으로는 응답자 51%가 국민에 대한 설명 능력을 꼽았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당우를 상대로 29일 실시된다. 이후 국회를 소집해 새 총재를 신임 총리로 지명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음 달 4일쯤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 국회를 소집하는 방안을 놓고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