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질수도 없는 구찌가방 460만원..가상현실 뛰어든 유통가
“1층에는 젠틀몬스터 매장 꾸미고, 수족관 카페도 지어볼까?”
롯데백화점은 최근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4’에 롯데 동탄점을 만들었다. 글로벌 게임사 EA와 손잡고 가상의 백화점 공간을 구축한 것이다. 게임 이용자는 각자 꾸민 공간으로 경쟁해 시그니엘호텔 숙박권, 롯데 상품권 등 경품도 노려볼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가상현실에서 아바타를 통해 놀고, 먹고, 쇼핑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가상 플랫폼 메타버스에 발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과거엔 단순히 게임 속 세상으로 치부됐지만, 아바타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소비하며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상현실’ 한강에서 라면 먹고 커피 마시고
이미 활성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경우도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한강공원맵에 ‘CU제페토한강점’을 오픈했다. 매장엔 삼각김밥과 핫바, 스낵 등을 진열했고 즉석조리라면 기기도 설치했다. 루프탑에는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즉석 원두커피 머신과 의자도 마련했다. CU는 이 매장을 시작으로 제페토 내 인기 맵인 ‘교실’과 ‘지하철’에도 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편의점·호텔까지 메타버스로
GS리테일 역시 11월 말 메타버스의 ‘원조격’인 싸이월드에 쇼핑 채널을 선보인다. 싸이월드에 조성된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고, GS리테일 전용 미니홈피도 개설할 방침이다.
실제보다 800만원 더 비싼 ‘디지털’ 구찌
최근에는 소통을 넘어 상거래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그중에서도 아바타에게 입히는 디지털 의류를 파는 D2A(Direct to Avata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선 이탈리아 명품 구찌의 ‘디오니소스 디지털 전용 가방’이 4115달러(약 465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한정판’ 가방으로, 들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실제 가방(약 3400달러)보다 더 비싸게 팔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고 있지만, 쇼핑에는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메타버스 안에서도 오프라인처럼 체험할 수 있는 생생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소비자가 메타버스에서 경험한 브랜드를 소유하고 싶도록 유도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종원 경고' 무시했던 청년구단 재도전, 이번엔 음식 버렸다
- "성관계 요구" 허이재 폭로…'가해자 지목' 男배우 팬들 발칵
- '영남 알프스' 5만명 몰렸다, 코로나 뚫은 '31g 은화'의 힘[뉴스원샷]
- '고발사주' 제보자 조성은이 과거 SNS에 올렸던 사진
- 가구업계 다 웃는데…천하의 이케아가 한국서 죽쑤는 이유
- 마수드 전설의 땅 쓸까…탈레반 찌른 '아프간 파촉' 판지시르
- [단독]연봉 1억7000만 무보 감사에 靑행정관…또 낙하산
- 미국 휴스턴에 걸린 초대형 '블랙핑크' 제니 속옷 광고
- 또 안돕는 '우주의 기운'…열병식 자제했는데 "베이징 가지마" [뉴스원샷]
- 장윤정 집 한달새 29억 올랐다…럭셔리주택 수십억 ‘하이킥’ [뉴스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