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창업"..20대에 억만장자 오른 후에도 끝없는 도전 [뉴스人사이드]

권재희 2021. 9.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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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레브친 '어펌' 창업주
▲맥스 레브친 어펌 창업주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1998년 페이팔 창업으로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사나이.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핀테크기업 '어펌'의 창업주 맥스 레브친(46)의 이야기다. 하지만 억만장자가 된 이후에도 그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페이팔의 성공 이후에도 꾸준히 창업을 하며 '연쇄 창업가'라는 별명이 붙은 레브친은 여전히 하루 24시간 중 15~18시간을 자신이 창업한 핀테크기업 어펌에서 보내고 있다.

1975년생인 레브친은 우크라이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7년 일리노이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스탠퍼드대학 옆 팔로알토에 살던 친구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그는 실리콘밸리와 인연을 맺게됐다. 대학 시절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루크 노섹, 페이팔의 초기 고문이자 보안회사 아이언포트의 공동창업자인 스콧 배니스터와 함께 스폰서넷뉴미디어라는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던 그가 실리콘밸리와 인연을 맺게된 건 어쩌면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졸업 후 팔로알토의 친구의 집으로 이사해 스탠퍼드대학에서 이런저런 강의를 듣던 중 당시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피터 틸의 수업을 들으며 그와 인연을 맺게된다. 당시 24살이었던 레브친은 소형 기기에 암호화된 정보를 저장하는 보안기술을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를 틸에게 설명했다. 틸은 즉각 투자의사를 밝히고 공동 창업을 제안했지만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몇 번이나 수정을 거쳤음에도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모두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레브친은 실패의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사업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보를 암호화해 보낼 수 있다면, 돈도 암호화해 송금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미친 것. 그렇게 그는 1998년 페이팔을 피터 틸, 루크 노섹과 함께 공동창업하게 됐다.

이후 페이팔은 이베이에 2002년 당시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레브친이 보유한 페이팔의 지분은 2.3%로, 페이팔 매각으로 3400만달러를 거머쥐게 됐다. 20대에 억만장자가 됐지만 그는 다시 창업에 나섰다.

레브친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은퇴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고, 다른 억만장자들처럼 자선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기에는 너무 에너지가 넘친다"며 또 다시 창업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이후 2004년엔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웹사이트인 슬라이드 닷컴을 창업했다. 그는 이마저도 2010년 구글에 매각하고, 2012년에는 팰런티어의 공동설립자 네이선 게팅스, 제프 카디츠 등과 함께 어펌을 설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펌은 최근 핀테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사명인 어펌은 '긍정하다'라는 뜻으로, 그만큼 진실과 긍정으로 회사를 일구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있다.

어펌은 전자상거래업체들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선구매 후지불(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어펌이 제공하는 BNPL서비스는 핀테크 기업이 전자상거래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는 미래에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POS(Point of Sale) 할부대출 서비스를, 전자상거래업체에는 조기에 판매 대금을 제공하는 양방향 서비스다. 최근 아마존, 펠로톤 등과 같은 대형업체들과 제휴하면서 무서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레브친은 "어펌의 목표는 소비자 금융에 혁신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모든 구매를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지불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펌은 최근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가 일상화된데다, MZ세대를 파고들며 큰 인기를 끌고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없는 MZ세대들이 일정 수수료만 내면 빚을 지지 않고도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펌 이용자의 47.8%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생), 이어 X세대 (1970년 중반~1980년대 초반생)가 3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펌은 올해 1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시가총액만 약 250억달러(약 29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4분기(한국기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만 2억6180만달러(약 3066억원)로 전년동기대비 71% 성장했다. 호실적에 나스닥 시장에서 어펌의 주가는 이날 무려 18% 급등했다. 4분기 어펌의 이용자수는 710만명으로 전분기 540만명에서 150만명이나 늘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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