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의 첫째 관문, '이재명 30% 박스론'의 운명은?
[김성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세종·충북 순회경선에서 정견발표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의 지지율이 한계에 갇혀 있다는 소위 '박스론'은 여권 내 강성 친문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돼왔다. 특히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 쪽에서는 "이낙연은 한창 잘 나갈 때 30%가 아닌 40%까지 찍어봤다. 그런데 이재명의 최고치는 겨우 20%대 후반"이라며 자주 비교한다. 민주당의 한 친문 의원은 "'바지발언' 등에서 이 지사가 자초한 부적절 태도 논란, 기본시리즈 정책에 오락가락 불안했던 모습들이 대세론의 확장을 막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각종 다자구도 여론조사상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이달로 꼭 1년째 20%대에 정체해 있다. 20%대에 진입한 건 지난해 8월 말~9월 초 사이다(한국갤럽 2020년 9월 8~10일 조사 / 리얼미터-오마이뉴스 2020년 8월 24~28일 조사). 그 후 2021년 9월 현재까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30%선을 넘지 못하고 2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021년 1월 26~28일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32%를 기록한 적이 한 번 있긴 하지만,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두 조사에선 27% 지지율이 이 후보의 역대 최고 기록이다(한국갤럽 2021년 2월 2~4일 조사 / 리얼미터-오마이뉴스 2021년 9월 6~7일 조사).
앞서 언급한 익명의 친문 의원 말처럼 4년 전인 지난 19대 대선 때 이 후보의 최고 지지율 성적도 18%에서 마무리됐다(한국갤럽 2016년 12월 6~8일 조사).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이낙연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
ⓒ 오마이뉴스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10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1년째 20%대 지지율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여야 모두 대선주자군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10명 이상 되는 후보들을 세워놓고 진행되는 다자구도 조사에서 20% 후반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 시점이 내년 3.9 대선까지 정확히 6개월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고 지난 19대 대선(2017년) 상황을 복기해보면, 문재인 당시 후보도 대선 6개월 전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선 20% 초반대 지지율을 보였다. 한국갤럽의 2016년 12월 6~8일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20%를 기록했다(반기문 20%, 이재명 18%, 안철수 10%). 리얼미터-매일경제 2016년 12월 5~9일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23%를 기록했다(반기문 18%, 이재명 16%, 안철수 8%). 현재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다.
▲ 인사나누는 문재인-이재명 2017년 4월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성남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
ⓒ 남소연 |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역시 "현재 당내경선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진영이 분화돼있는 것일 뿐, 20%대 '박스권'을 근거로 이 후보가 확장성이 없다고 보는 건 무리"라고 봤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층 간 갈등이 있긴 했지만, 향후 경선이 종료되면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 별 문제 없이 이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줄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장 특임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경쟁자였던 이낙연 후보를 어떻게 포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예를 들면 공동정권을 약속한다거나, 각을 세웠던 (이낙연 캠프 소속) 윤영찬 의원에게 캠프 요직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지지층 결합이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당장 이번 주말 슈퍼위크 이후 이재명 후보 지지 쏠림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대표는 "선거가 이제 6개월도 안 남았다. 누가 후보가 되든 내년 대선은 박빙의 양자대결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진영간 결집이 강화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선 빨리 경선을 끝내고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유리하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주 충청권 경선 이후 그런 흐름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1년째 이재명 후보의 한계로 거론돼온 '박스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민주당 대선경선 전체 선거인단의 1/3가량인 64만여 명의 표심이 공개되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 그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그 밖의 사항은 각각 해당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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