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말년 병장' 지원까지..청년 일자리정책 '총동원'

문채석 2021. 9.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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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300만원' 국민취업지원제 확대 등
전례 없는 '말년 병장' 지원
전역 두 달 전 장병, 국취제도 OK
내년부터 '능력은행제' 추진
"국가 구직활동 '스펙' 저축해 취업 활용"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는 한 주간 청년 구직지원 관련 내놓을 수 있는 대부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례 없는 '말년 병장' 구직 지원 정책까지 제시했다.

큰 틀에서는 기존의 현금성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일각에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30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인당 300만원' 국민취업지원제 월 292만원까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올 1월 정부가 내놓은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인 '국민취업제도'는 대표적인 청년 및 중장년 고용취약계층 구직지원제도다. 1인당 최대 300만원의 구직 촉진수당을 제공하고, 중소기업과 매칭도 해준다. 이런 제도의 신청 자격을 4인 가구 기준 월소득 243만여원에서 292만여원으로 대폭 완화한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된 정책 아이템을 구체화한 것이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지원 자격은 '중위소득 50% 이하·재산 3억원 이하'에서 '60%·4억원 이하'로 완화된다. 4인 가구 중위소득 기준 월 243만8000원에서 292만5000원, 1인 가구는 91만4000원에서 109만6000원 이하까지 지원 대상이 넓어진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 1월 초부터 이달 1일까지 제도 신청자는 40만5000명, 수급 자격을 인정받은 이는 32만4000명이다. 추가경정예산 포함 올해 예산으로 지원할 예정인 인원이 64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1~3분기에 목표치의 절반가량만 참여한 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하경방 발표) 당시 고용 회복의 기미가 보여서 이때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에서 형성됐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 표심 잡기?…'말년 병장' 취업 지원 추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눈에 띄는 점은 '향후 2개월 안에 전역할 예정인 군 장병'도 지원 대상에 추가한 사실이다. 국취제도 참여 기업에 취업 활동계획서를 낼 여력만 되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발표 타이밍도 문제가 됐다. 당정이 정부 지원금을 더해 전역 때 1000만원을 마련해주는 '사회복귀준비금' 신설을 확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정책을 제시하는 바람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매표행위'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된 것이다.

이에 고용부 관계자는 "군 장병은 당장 취업할 대상은 아니라서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전역 전 2개월'이란 전제를 단 이유는 정부의 수급 자격 판단 기간 1개월+취업활동계획서 제출 기간 1개월을 합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질병·부상 등을 이유로 취업활동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이에게도 수당을 계속 지급받을 수 있도록 예외 인정 사유를 확대했다. 기존엔 천재지변, 거주지 이전 곤란 등으로 취업활동계획을 어쩔 수 없이 지키지 못한 이들에게만 예외를 인정해줬다.

中企 취업 청년 '목돈 불리기' 지원 확대

정부는 구직자뿐 아니라 이미 취업한 청년이 더 많은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도 내놨다.

고용부는 지난 8일부터 2차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추가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일정액을 적립하면 기업과 정부의 지원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한 마디로 사회 초년생이 더 많은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과 정부의 지원으로 12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중소기업 입장에선 청년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올해 본예산을 활용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신규 지원 인원은 10만 명인데 조기 마감돼 추경을 투입해 2만 명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내년부터 'NCS 스펙' 저축해서 취업 때 써먹는 '능력은행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발 더 나가 내년부터 국가의 구직지원 활동 '스펙'을 적립해 취업 때 활용토록 하는 '능력은행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고용부는 지난 9일 열린 '제21차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안건으로 이런 내용의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한 국민 평생 직업능력개발 지원방안'을 올렸다.

능력은행제의 핵심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을 통해 직무 교육을 받은 실적을 은행에 저금하듯 관리해 구직 활동에 써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 저축한 학습 정보를 인정서 형태로 발급해 취업 등에 쓸 수 있고, 기업은 구직자의 구체적인 직무 능력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고용부 직업능력평가과가 수년간 고심해 만든 정책으로, 삼성의 소프트웨어(SW) 훈련 프로그램인 SAFFY 같은 민간 지원 정책에 참여할 여유가 없는 청년에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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