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텔 대규모 투자로 TSMC 독주 파운드리 시장 지각변동 오나

이홍석 2021. 9.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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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1위 TSMC에 삼성·인텔 도전장..주요 업체들 앞다퉈 공장 건설 투자 발표
공급부족 지속에 8분기 연속 시장 성장..머니 게임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 변수 주목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와 인텔을 비롯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TSMC 독주체제인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지 주목되고 있다.


공장 건립과 생산라인 구축 후 제품 생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는 어렵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재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단행하는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 지역 최종 결정이 임박한 상태다.


지난 5월 공식 발표한 이번 투자는 기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은 제 2의 생산라인 구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인텔·TSMC...머니게임 양상되는 파운드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오스틴·테일러), 애리조나주(굿이어·퀸크리크), 뉴욕주(제네시카운티 내 과학기술첨단제조산업단지) 등 3개주 5개시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투자 지역과 공장 부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윌리엄슨 카운티와 테일러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삼성전자가 투자를 단행할시 처음 10년 동안 납부하는 재산세의 90%를 환급해주고 이후 10년 간은 85%를 돌려주는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등 지방 정부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총 171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할 계획인데 이 중 파운드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향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 앞에 있는 로고.(자료사진)ⓒ로이터/연합

삼성전자와 종합반도체 1위 자리를 다투는 미국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뒤 광폭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오토쇼(IAA) 기조연설을 통해 950억달러(약 110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2곳의 반도체 제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원활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 차량용 반도체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지난 3월에 200억달러(약 22조8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하고 뉴멕시코주 기존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속적인 물량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30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업계 4위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경쟁자들의 추격 선언에 부동의 1위인 타이완 TSMC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6조원)을 투입해 5나노 이하 반도체 팹(Fab·공장) 6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자국인 타이완 남부 가오숑에 7나노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일본에는 200억엔(약 21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패키징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하는 등 하는 생산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타이완 신주공업단지 내 위치한 TSMC 본사 전경.ⓒTSMC

공급 부족으로 성장세 지속하는 파운드리...지각변동 가능성

이들 외에도 파운드리업계 톱5 업체들은 모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3위 타이완 UMC는 36억 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입해 대만 남부 파운드리 공장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텔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4위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는 이미 지난 6월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입해 싱가포르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5위인 중국 SMIC도 상하이 자유무역실험구에 88억70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과감한 투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면서 향후 시장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장 건설과 생산라인 가동, 고객 확보까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투자가 결실을 맺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만큼 단기간 내 변화는 어렵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점진적 변화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 TSMC가 52.9%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17.3%)·UMC(7.1%)·글로벌파운드리스(5.5%)·SMIC(4.7%)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파운드리 부족이 거의 2년가까이 지속되면서 공급부족이 심화되 온 터라 당분간 파운드리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앞으로 전체 파이 확대와 함께 지각변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기업의 매출 총합은 244억700만달러(약 28조2500억원)로 전분기(229억7100만달러) 대비 6.2% 증가했다.


8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데 3분기에도 더 큰 성장세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체 파운드리의 가파른 성장세로 봐도 무방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이뤄지는 투자는 향후 몇 년뒤 효과를 발휘하는데다 파운드리가 고객 확보가 중요한 대표적인 수주 산업이라는 특성상 당장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파운드리 투자 경쟁이 머니 게임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앞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톱 10 파운드리 업쳬 매출 및 점유율.ⓒ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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