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나무 종 30% 멸종 위기..인간을 나무라야한다" [뉴스원샷]
"전 세계 나무 종(種)의 30%가 멸종위기에 처했고, 사람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식물보전 네트워크인 '식물원 보존 국제협회(Botanic Garden Conservation International, BGCl)'에서 최근 발표한 '세계 나무 현황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지구 수목 평가단'이 세계 각국의 60개 이상의 기관의 협조를 받아 지난 5년 동안 조사·분석을 진행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나무가 5만8497종이 있으며, 그중에 30%인 약 1만7510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고, 특히 440여 종은 야생에 남아 있는 것이 50개체 미만에 불과해 '멸종 직전'인 것으로 평가됐다.
142종(0.2%)은 이미 야생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는 별도로 4099종(7.1%)은 멸종 위협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2만4255종(41.5%)은 멸종 위협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나머지 1만2490종은 정보가 부족하거나,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식물 중에서도 '나무'만 분석
즉, 줄기가 하나인 경우 2m 이상 높이로 자라거나, 여러 줄기가 났을 때 가슴 높이 지름(흉고직경)이 5㎝ 이상인 수직 줄기가 하나 이상 있을 때를 나무로 분류했다.
나무 가운데 데이터가 부족한 종(1만2490종) 모두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가정하면 멸종 위기에 처한 나무 종의 비율이 51.3%로 늘어난다.
데이터가 부족한 종 역시 다른 식물 종들과 비슷한 비율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가정하면, 전 세계 수목의 38.1%가 멸종 위기 위협받는 것으로 분류될 수 있다.
멸종위기 비율 국가별로도 큰 차이
여러 국가 중에서 세인트 헬레나는 69%의 나무 종이, 마다가스카르는 59%, 모리셔스는 57%의 나무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멸종 위협받는 나무 종의 비율이 가장 높은 15개 국가 중 칠레를 제외하고는 모두 도서 국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에는 205종의 나무가 있고, 이 가운데 9종이 고유종으로 분류됐고, 15종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북한에는 136종의 나무가 있으며, 10종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한 모두 나무 종의 7%가 멸종위기에 처한 셈이다.
나무의 가장 큰 적은 인간
세부적인 위협 요인으로는 농업(작물 재배) 서식지 훼손 29%, 벌목 27%, 목축 14%, 도시개발 13%, 산불 13%, 에너지생산·광산개발 9%, 목재·펄프용 대규모 조림 6%, 외래침입종 5%, 기후변화가 4%를 차지했다.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은 나무 종에 큰 위협이다.
서식지 손실에는 식물의 완전한 벌목뿐만 아니라 서식지의 황폐화·파편화까지도 포함된다.
지난 300년 동안 전 세계 산림 면적은 약 40%가 감소했고, 29개국에서 산림의 90% 이상이 사라졌다.
직접적인 목재 수확은 마호가니 등 7400종 이상의 수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열대 활엽수 가운데 3억㎥의 목재가 수확되는데, 이는 1억 그루를 잘라내는 꼴이다.
기후 변화와 악(惡)기상은 1080종의 나무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기록됐다.
아한대 생태계에서 발견되는 나무 종의 20% 이상이 기온 상승에 따른 온대 식생의 잠식으로 인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해수면 상승도 섬에 서식하는 나무 종을 위협한다.
기후변화는 해충과 질병의 확산을 통해 나무 종의 생존을 위협한다.
침입종 등은 1356종의 나무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기록됐다.
불법 행위 감시와 단속 강화해야
또, 일부 종의 경우 원래 서식지 이외에 다른 보존 기관에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약 30%는 식물원이나 종자 은행의 수집품으로 보관돼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산림 복원에 관심을 보이고, 특히 61개국에서는 '본 챌린지(Bonn Challenge)'에 따라 1억 7000만㏊의 산림을 복원하기로 약속했다.
'본 챌린지'는 지난 2011년 9월 독일 본에서 열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총회 때 세계 각국이 2020년까지 1억 5000만㏊, 2030년까지 3억 5000만 ㏊의 황폐해진 산림을 복원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나무 보존 연구자들은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희귀종과 멸종위기종을 포함하여 적절한 수종이 산림 복원에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래종에 의존한 나무 심기 노력은 생물 다양성의 혜택을 제한하고, 자칫 해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식물 종 보존 방안으로 ▶세계적인 네트워크의 구성 ▶관련 정보 공유 ▶모니터링과 불법 행위 단속 강화 ▶서식지 외 보존과 종자 은행 확대 ▶국가별 산림 데이터 개선 ▶생물 다양성 높은 곳 벌목 금지 ▶나무 보존 기금 활용 등을 제안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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