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코카콜라·버럭선생..이번 대선 왜 마초맨 많을까 [뉴스원샷]
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홍준표의 급부상
“이번 대선은 사이다와 코카콜라가 한 판 붙는 건가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재명과 홍준표, ‘톡 쏘는’ 스타일의 두 사람이 본선에서 맞붙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사이다’ ‘콜라’라는 단어엔 “시원하다”는 긍정적 의미만 담긴 건 아니다. 과거 욕설이나 막말 파문에 휘말렸던 두 사람에겐 “반응이 즉각적이고, 입이 거칠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늘 따라다닌다.
탄산음료 계열의 두 사람과는 결이 조금 다르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하는 방식’도 늘 화제다. '고발 사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기 위해 자청한 지난 8일의 ‘핏대 회견’,'호통 회견'으로 그는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에선 “조폭 두목, 혹은 정치 깡패의 모습을 보았다“(김영배 최고위원)고 그를 비판했고, 국민의힘에서도 “분노 조절을 잘 못하는 것 같다”(유승민 전 의원)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 ‘핏대 회견’은 일정 부분 전략적으로 연출된 것이라는 게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 폭발적이고 거침없는 언변으로 보수층을 흥분시켰던 것 처럼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퍼포먼스의 성격을 부인키 어렵다는 것이다.
어쨌든 여야의 경선전을 견인하는 유력 후보들엔 마초적 이미지의 리더들이 포진해있다.
맨주먹으로 자수성가를 이뤄낸 경력에,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강력한 ‘입 대포’를 소유한 이들이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온화한 이미지를 지녔거나, 두루두루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모나지 않은 후보들은 여야 각 당의 레이스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례 없는 마초 득세의 원인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면서 쌓인 정치 풍토의 변화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수 차례의 대선을 현장에서 경험한 한 원로는 “조국 사태와 소위 ‘추·윤갈등’을 거치며 진영간 대결이 과거 그 어느때 보다 극단화 첨예화됐다"며 "그 결과 상대 진영과 후보자를 윽박지르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거친 캐릭터들이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자신들의 진영을 향한 매력 발산이 중도층의 외면,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 9일 국민의힘 ‘국민 시그널 면접’의 면접관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를 겨냥해 “다 골수 좌파”라고 했던 홍 의원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또 메이저 언론 발언 등 '핏대 회견'에 임하는 윤 전 총장의 태도에 거부감을 보이는 중도층도 꽤 있다.
극심한 진영 싸움에 '사이다','버럭선생', '코카콜라' 에 대한 인기투표 성격이 포개져 있는 현 대선 경쟁의 양상을 불편해 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 17~19대 대선과 비교할 때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보도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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