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금러 대신 일반유저 택한 리니지2M, 엔씨 실험 성공할까
8월 25일 리니지2M은 ‘아크스톤’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크스톤’은 영웅 등급 이상 아이템을 제작할 때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이다. 아크스톤 한 개를 소비할 때마다 제작 성공 확률이 5% 올라간다. 게임 내 아이템 중 최고 등급인 신화 등급의 경우 3.5% 상승한다. 총 9개가 있으며 제작 아크스톤(영웅·전설·신화), 장비 제작 아크스톤(영웅·전설·신화), 스킬북 제작 아크스톤(영웅·전설·신화)으로 구별된다.
아크스톤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리니지 2M의 아이템 제작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전설 스킬북을 이용해 ‘전설 스킬’을 제작한다고 치자. 기존 제작법은 ‘성공’할 때까지 스킬북 아이템을 사용해야 한다. 전설 스킬북의 가격은 평균 60만원이다. 스킬북 사용 시 기본 성공 확률은 5%에 불과하다. 운이 좋을 때는 한 번에 성공할 수 있지만 20번 넘게 시도해도 못 만드는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아크스톤 없이 ‘전설 스킬’을 제작할 때 대략 12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스톤을 사용하면 제작비가 대폭 줄어든다. 스킬북 제작 아크스톤(전설)의 가격은 8000다이아(리니지2M 내 재화)다. 제작 성공 확률을 100%로 만들려면 아크스톤 19개가 필요하다. 기본 스킬 제작 성공률 5%에 95%의 추가 성공률을 더해준다. 아크스톤 19개를 얻기 위해서는 15만2000다이아를 지불해야 한다. 15만2000다이아는 시세로 약 300만원에 달한다. 스킬북 가격 60만원에 300만원을 더하면 총 제작 비용은 360만원이다. 기존 방법에 비해 약 70% 감소한 금액이다.
이러한 변화에 리니지 게이머 반응은 엇갈린다. 게임에 돈을 적게 투자하는 일반 유저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기존에 1000만원 이상 금액을 아이템 제작에 들이부었던 ‘린저씨’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업데이트 이후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는 ‘리니지2M’을 그만하겠다고 성토하는 영상과 글이 대거 올라왔다.
각종 지표는 업데이트 이후 하락세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8월 초 60만명 후반~70만명대를 오가던 리니지2M 앱 일일 사용자 수는 업데이트 이후 50만~60만명대로 하락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업데이트에 반발한 ‘큰손’ 소비자들이 이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쪽에서는 리니지M을 흔들었던 ‘문양 롤백’ 사건이 재발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양 롤백 사태는 게임 내 ‘문양’ 아이템을 소비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업데이트했다가 다시 취소한 사건이다. 이때 현금을 내고 문양 아이템을 구입한 이용자들이 업데이트 취소에 따른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논란이 됐다. 당시 엔씨소프트가 문양 업데이트를 취소시킨 이유 중 하나가 고(高)과금 유저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이미 문양 제작에 많은 돈을 들인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일반 유저의 캐릭터를 죽여, 게임 활동을 무차별적으로 방해하겠다고 경고문을 날렸다. 리니지 게임은 플레이어 간 대결(PVP)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게임을 즐기지 못하도록 캐릭터를 계속해서 죽일 수 있다. 결국 이들의 경고에 한발 물러선 엔씨소프트는 문양 업데이트를 취소했고 일반 유저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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