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_요주의 여성 #30
총 8개 크루에 속한 여성 댄서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실력자들의 멋진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건 기본, 각양각색 개성이 빛나는 댄서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힙한 메이크업과 스타일로 무장한 채,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카리스마로 시선을 사로잡는 댄서들. 매 회마다 명장면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3회에는 각 크루를 이끄는 수장이자 이번 참가자들 중 가장 연장자인 두 사람, 모니카와 허니제이의 대결이 그려졌죠.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허니제이가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고 외치자 쏟아지던 후배들의 박수. 각자의 스타일대로 펼친 멋진 승부의 끝에는 승자도 패배도 없습니다.
입 벌리고 이들의 춤판을 바라보면서 처음으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컨셉트에 충실하게 ‘파이터’처럼 등장한 댄서들은 정말 치열하게 싸웁니다. 경력, 나이 상관없이 ‘계급장 다 떼고’ 오직 실력으로 겨루는 자리. 강렬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선 댄서들의 ‘몸싸움’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과연 나는 저렇게 진심으로 싸워본 적 있었나? 지나온 시간과 자존심을 걸고, 내 안의 힘과 가능성을 믿고, 전력을 다해 부딪히고 싸워본 적 있었던가? 어쩌면 제 삶은(그리고 어쩌면 당신도) 싸움을 피하며 살아왔는지 몰라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실패가 두려워서, 얼굴 붉히고 다투는 상황이 어색해서, 애써 웃음으로 넘기거나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하면서.
“언니가 키운 호랑이 새끼 보여줘야죠”
“짬이 다르죠. 아직은 제가 더 잘해요”
“완전 자신 있어요. 다 뺏을 거예요.”
“이유 없는데. 그냥 이길 건데.”
매일 한번씩 따라하면 저절로 자신감이 올라갈 것 같은 댄서들의 멘트. 대결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며 “오늘 저 진짜 잘했어요”라고 말하는 허니제이, 자신이 짠 안무가 탈락 상황에 놓이자 손을 들어 한 번 더 어필하고 마는 리정 등 ‘파이터’들의 태도에서 배우게 되는 점이 많습니다. 화끈하게 싸우고, 싸우고 난 뒤에는 서로에게 ‘리스펙’을 표하는 모습에서도.
주체적이고 탁월한 여자들을 ‘무서운 언니’로 포장하는 시선 역시 경계해야 하겠지만, 〈스트릿 우먼 댄서들〉의 댄서들에겐 그런 ‘컨셉트’마저 기꺼이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보입니다. 흔히 여성 간의 갈등은 ‘질투’ ‘심술’ ‘기싸움’으로 묘사되곤 했죠. 이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잘 봐. 이게 여자들 싸움이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자인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환경친화적인 에코 디자인
- 다른 부분에서는 철저히 아끼는 '가치 소비', '스몰 럭셔리'
- 추석음식 보르도 와인으로 다시 태어나다
- 우아함에 있어서 단계가 있다면 가장 최상급이 바로 가디스 스타일
- GARDEN STATE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2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3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4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부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