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막는 '분양가 통제' 완화되나..진통 불가피

문제원 2021. 9. 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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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관리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과한 규제로 막혀 있는 민간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규제를 완화해 분양가가 올라갈 경우 청약 대기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고, 현 정부의 당초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개편안 마련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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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장관, 분양가 규제 개성 방침
깜깜이, 주먹구구 논란..업계 기대감
다만 분양가 오르면 청약대기자 불만
일방적 가격통제 정책실패 인정 부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관리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과한 규제로 막혀 있는 민간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규제를 완화해 분양가가 올라갈 경우 청약 대기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고, 현 정부의 당초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개편안 마련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전날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서 고분양가 심사제와 분양가상한제를 언급하며 "민간의 주택공급에 장애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분상제 등의 문제점을 인정하며 완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분상제 개편안 착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는 건설회사의 과도한 분양가 책정을 막아 국민의 주거비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도입됐지만 인위적인 가격통제와 '주먹구구식' 산정 방식으로 원활한 민간주택 공급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분상제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를 택지비,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를 합쳐 책정하는데,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맞추는데 집중하다보니 '가격 후려치기'가 심하다는 불만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열린 제2차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가산비 항목은 개별 사업장 특성을 탄력적으로 고려하기 위한 목적임에도 기초지방자치단체 소속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심사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 없이 상당부분 인정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감사원도 전날 과천시 분상제 적용 단지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항목별 금액과 산정근거를 알 수 없는 등 적정한 공시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시·군·구별 분양가 인정기준이 달라 업계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분양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지자체 심사위원회의 자의적인 분양가 조정을 차단하면 합리적인 분양가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만2032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등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지 못해 공급이 미뤄지고 있는 단지들이 분양에 속도를 내면서 도심 공급이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막바지 단계인 서울 정비사업 추진단지들이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공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다만 규제 완화로 분양가가 올라갈 경우 청약대기자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분양가통제 정책을 추진해온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정책 일관성을 깨뜨렸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사실상 그동안의 정책 실패와 부작용을 인정하는 셈이어서 획기적인 개편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분양가 관리제도 개선, 분양가상한제 심의기준 마련은 결국 분양가를 높이자는 얘기"라며 "청약대기자 등 수요자 입장에선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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