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인앱 결제 강제 굴레 벗을 수 있을까

2021. 9. 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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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싸움만 하던 국회가 오랜만에 중요한 일을 했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앱(애플리케이션)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인앱 결제 방식만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앱 결제 방식을 의무화한 구글과 애플은 30% 수수료를 받으면서 매년 327억달러(약 38조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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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싸움만 하던 국회가 오랜만에 중요한 일을 했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앱(애플리케이션)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인앱 결제 방식만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국내 앱 개발사들은 30%보다 낮은 수수료로 다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자체 개발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부칙 조항에 따라 의결 후 15일 이내 대통령이 법을 공포하면 그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10월 1일부터 인앱 결제 의무화를 전 부문으로 확대하려던 구글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인앱 결제는 앱 개발자들이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이 자체 개발한 내부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게임 아이템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다양한 유료 모바일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이 때마다 앱마켓이 각 앱 입점사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인앱 결제 방식을 의무화한 구글과 애플은 30% 수수료를 받으면서 매년 327억달러(약 38조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 방침은 전 세계 앱마켓 플랫폼 생태계를 파괴하고 내부 숨통을 조였다. 특히 초반 수익을 내기 힘든 스타트업들에게 매출액의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애플은 지난해 다른 업체 결제 방식을 외부에 알렸다는 이유로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미국의 유력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를 앱스토어에서 내쫓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도 이에 맞서 다른 앱 개발사들과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CNBC는 ‘앞으로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규제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상ㆍ하원에서는 국내 법안과 비슷한 ‘오픈 앱 마켓 법안’이 발의됐다. 유럽연합(EU)이 작년 초안을 공개한 ‘디지털시장법’도 입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불리해진 애플도 지난달 27일 외부 결제 방식을 마지못해 허용했다. 다만 내용을 살펴보면 앱 개발사는 대체 지급 수단을 이메일로 알려 고객이 외부 결제를 할 수 있게 했을 뿐이다. 애플이 강제하고 있는 수수료 30%는 그대로다. 별도 웹사이트 등에 들어가야 하는 등 번거로워 고객이 외부 결제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애플 결제를 이용하면 앱 개발사는 지금처럼 30% 수수료를 내야 한다.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출시할 때 앱마켓에서 마케팅이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은 25억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전 세계 300여가지 결제 수단을 활용해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앱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면 별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비용이 늘어난다. 고객이 별도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려면 인센티브도 별도로 줘야 한다. 활용 빈도가 낮은 경우 인앱 결제를 활용하는 편이 비용이나 효율성에서 더 나을 수도 있어 분명 한계는 있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계속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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