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원더우먼 이을 한국판 DC 히어로 나오나

이종길 2021. 9. 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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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라더스, 한국영화 철수 이후 HBO맥스 앞세워 국내시장 재공략
슈베빅 한국·동남아 총괄 책임자, BCWW서 기존 프랜차이즈 현지화 언급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영화 사업에서 철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침체와 계속된 흥행 실패가 원인이다. 적잖은 제작비를 투입한 '브이아이피(2017)', '인랑(2018)', '광대들: 풍문조작단(2019)', '악질경찰(2019)',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개봉을 앞둔 '킬링 로맨스'를 끝으로 배급에서 손을 뗀다. 한국영화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그림을 구상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HBO맥스를 앞세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다.

HBO맥스는 올 초 워너미디어의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워너브라더스 영화·TV는 물론 HBO(드라마), CNN(뉴스) 등을 통합해 넷플릭스·디즈니+ 등에 대적할 비즈니스 모델로 키운다. 워너브라더스 영화 열 편을 극장 상영 없이 독점 공급할 정도다. 해외 사업도 공격적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프랜차이즈 작품을 폭넓게 전달하고 다양한 파생 상품을 개발해 시청자와 접점을 넓힌다.

구체적 복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6~10일 하는 국제방송영상마켓 2021(BCWW 2021)에서 엿볼 수 있었다. 워너미디어 한국·동남아·인도 총괄 책임자인 클레멘트 슈베빅이 기조 강연자로 나서 콘텐츠산업의 미래와 전략을 이야기했다. 그는 "영화, 드라마, 테마파크, 게임 등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완전한 경험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계속된 참여가 성공 척도다. 영화 관람객, 테마파크 이용자, 게임 유저 등의 수로 알 수 있다. 더 많이 유치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작품과 지식재산(IP)을 효과적으로 전해야 한다."

슈베빅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기존 프랜차이즈의 현지화다. 워너미디어는 다양한 작품과 IP를 보유하고 있다. 슈퍼맨·원더우먼 등 DC 슈퍼히어로를 비롯해 해리포터, 루니툰, 왕좌의 게임, 프렌즈 등이다. 슈베빅은 "콘텐츠 전달 방식을 다양화하고 현지 행사 등을 마련해 소비자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HBO맥스 오리지널 '프렌즈: 리유니언'이 CJ ENM 채널과 웨이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3월 미국에서 HBO맥스로 공개된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도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 등 다양한 플랫폼에 공급됐다. 슈베빅은 "애니메이션 '위 베어 베어스'의 경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관련 제품까지 불티나게 팔렸다"라며 "더 많은 시리즈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현지 콘텐츠 제작이다. 워너미디어는 이미 아시아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HBO맥스를 통해 미국에까지 소개한다. 슈베빅은 "근래 동남아에서 HBO 아시아 오리지널 시리즈를 많이 만들었다"라며 "한국과 인도, 싱가포르, 대만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라고 전했다. CJ ENM과 남미에서 진행하는 K팝 아이돌 오디션이 대표적인 예다. 지속적인 협업으로 한국 안착에 필요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슈베빅은 "JTBC와도 2011년 체결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OTT 시장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HBO맥스는 국내에서 후발 주자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감행한다. 슈베빅은 "현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에 제작과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필리핀의 '온 더 잡: 더 미싱 8'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글로벌 프랜차이즈 작품을 현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워너브라더스와 HBO 작품들이 대상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프랜차이즈 현지화는 세계적 트렌드다. 한국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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