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예능가에 부는 '서바이벌' 열풍, 위험성 뚫고 이어지는 이유

장수정 2021. 9. 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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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드'→ '뭉쳐야 찬다2'까지, 장르 불문 '서바이벌' 방식 도입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자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방식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SBS, JTBC

‘서바이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현재 SBS ‘라우드’와 Mnet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 JTBC ‘슈퍼밴드2’ 등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데뷔를 목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는 최고의 스트릿 댄스 크루를 찾기 위해 여성 댄서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백종원이 각 식당의 문제 케이스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최근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골목상권 식당들의 솔루션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백종원이 청년 예비창업자들이 함께 새로운 먹거리 상권 조성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 과정을 거친 뒤 추려진 4팀이 제주 금악마을에 정착해 창업 솔루션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현재 탈락자를 가리기 위해서 요리, 판매와 같은 다양한 미션들이 진행되고 있다.


시즌2로 돌아온 JTBC ‘뭉쳐야 찬다2’도 현재 축구 오디션을 통해 멤버들을 찾고 있다. 비인기 종목 스포츠인들을 대상으로 전국 제패를 위한 최정예 군단을 꾸리기 위해 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외에 단순히 실력을 두고 경쟁하는 오디션을 넘어, 야생에서 체력과 실력, 숨겨진 가능성을 고루 평가받으며 벌이는 극한의 데뷔 전쟁을 다룬 MBC 오디션 프로그램 ‘야생돌’은 오는 1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등 한층 폭 넓게 서바이벌 방식이 적용 중이다.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조성된다는 확실한 장점이 꾸준한 열풍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누군가와 경쟁을 하고,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쁨과 슬픔 혹은 갈등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오가며 프로그램이 한층 풍성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극적인 상황을 위해 활용이 되다 보니 가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긴장감 조성을 위해 출연자의 짓궂은 멘트만 부각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멘트와 리액션을 왜곡되게 편집해 강제로 갈등을 만드는 ‘악마의 편집’이 대표적인 예다.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문행 교수는 “각 프로그램들은 리모컨을 통해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몰입도를 높이려 한다. 드라마는 반전을 의도하며 시청자를 몰입시키고, 예능프로그램은 서바이벌 방식을 자주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서바이벌 방식이 스포츠 예능이나 일반 예능으로, 인포테인먼트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고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예능의 범주를 넘어, 한층 극한 상황을 다룬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 4월 유튜브에서는 동명의 웹툰을 실사화한 콘텐츠 ‘머니게임’이 방송됐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8명의 참가자 중 2주의 시간을 보내며, 끝까지 살아남은 참가자가 상금을 받아가는 내용이다. 상금 약 4억 8000만 원으로,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관찰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당시 출연자들 간에 심각한 갈등이 생기고, 또 이것이 실제 다툼으로 번지며 각종 폭로가 나오는 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머니게임’의 기획에 참여했던 유튜버 진용진이 참여하는 ‘피의 게임’이 MBC에서 방송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피의 게임’은 게임에 참가한 도전자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 안에서 돈을 두고 펼치는 치열한 생존 서바이벌 리얼리티라고 알려졌다. 다만 ‘머니게임’처럼 자극적인 설정을 앞세우거나, 극한 상황으로 출연진들을 몰아넣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이 교수는 “수용자의 눈과 귀를 잡아놓는 콘텐츠, 순간 포착 콘텐츠들은 방송 외의 다른 플랫폼들에서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쟁 환경이 방송의 내용을 점점 더 과도한 양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라며 “다양한 매체 간 콘텐츠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콘텐츠 산업 자체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종 매체 간 소재, 포맷 이동 현상을 긍정적으로 봐야 할 필요는 있다. 다만 방송은 공익성 추구라는 차원에서 자체 제작 가이드라인, 사후 심의 등을 통해 적절한 마지 노선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노력도 함께 경주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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