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략 무기 없었던 열병식.. 북, 대화 위한 결단 내릴 때

2021. 9. 1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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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이 이런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수밖에 없다.

미국도 북한의 대화 복귀를 전제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재를 한꺼번에 다 해제하긴 어렵겠지만 민생과 관련된 분야 만큼이라도 숨통을 틔워줘야 북한도 대화에 나설 명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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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했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열병식이라기보다 주민 결속에 방점을 둔 대내용 행사인 것 같아 다행스럽다. 우선 참가 인력부터 정규군이 아니라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군이 중심이 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과거엔 이런 행사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변국을 위협하는 메시지를 내곤 했지만 이번에는 연설을 하지 않았다. 열병식이 ‘로 키(low-key)’로 진행된 건 코로나19 상황, 경제난, 자연재해 등 삼중고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무력 과시보다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으리라 본다. 5년, 10년 단위 정주년이 아닌 해에 열병식을 한 것도 이례적인데 그런 행사라도 치러야 결속이 될 만큼 심각한 사정이 아닌가 싶다.

북한이 이런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수밖에 없다. 경제가 좋아지려면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하고, 그러려면 미국과의 대화는 필수적이다. 국제 제재에서 제외된 남북 간 협력을 위해서라도 남측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일 때 인민들의 어려운 삶을 이야기하다 눈물을 흘린 바 있다. 그가 진정 인민들이 걱정돼 눈물 흘린 게 맞다면 이제는 인민 때문에라도 대화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오랜 세월 인민의 삶을 희생해 뒤늦게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낸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미국도 북한의 대화 복귀를 전제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재를 한꺼번에 다 해제하긴 어렵겠지만 민생과 관련된 분야 만큼이라도 숨통을 틔워줘야 북한도 대화에 나설 명분이 될 것이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제재 완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었는데, 미국이 무조건 반대할 일이 아니다. 미국이 진정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중히 여기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바란다면 대화가 시작될 여건을 만드는 데 더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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