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뺏은 사학법, 헌법이 보장한 사학 운영의 자유 침해"

서윤경,박효진 2021. 9. 1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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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기독교교육계가 지난달 31일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반발하며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사학법 개정안은 사립학교를 보호하고 있던 둑에 균열을 만들고, 구멍을 내 사립학교 존립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포럼이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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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포럼
헌법소원·선거 등 통한 대응 결의
온누리교회 이재훈(왼쪽에서 네 번째) 목사와 이철(왼쪽 다섯 번째)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은호(오른쪽 다섯 번째) 오륜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학미션포럼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한국교회와 기독교교육계가 지난달 31일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반발하며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개정된 사학법에 따라 기독교학교가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없게 되면 기독교학교의 존립 이유도 사라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500여 기독교 사학법인의 연합체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사학법 개정안의 독소조항과 기독교학교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또 한국교회, 범기독교학교 단체들과 함께 헌법소원과 국회의원 낙선운동, 2022년 교육감선거 준비 등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앞서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24일에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와 미션네트워크가 이 같은 내용의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법무법인 조이앤파트너스 변윤석 변호사는 개정된 사학법의 주요 내용을 14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쟁점 사안을 들여다봤다.

변 변호사는 “기존 사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오던 시민단체와 교원단체, 정치세력의 편향된 시각이 개정안에 대부분 반영됐다. 사학의 자주성 관점에서 모두 법적 비판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변 변호사는 개정안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제53조 2의 교원임용절차의 강제위탁 조항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사립학교 교사 채용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변 변호사는 “사학운영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하나”라며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사학운영의 중요한 자유 중 하나인 교원채용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원채용 절차의 일부를 교육감에게 강제위탁하는 내용의 법률 조항은 사학운영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 제37조 2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향후 법적 대응에 필요한 요건도 제시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주체는 개별 사립학교법인이어야 한다. 사학법인들로 구성된 단체는 청구 자격이 없다.

사학법 개정과는 별개로 자체적으로 교원 채용을 강제위탁하는 일부 교육청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 변호사는 “일부 교육청은 교원채용 절차를 교육청에 위탁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선 재정결함보조금 지급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강제위탁하고 있다. 법적 이의 제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기독교연합회 홍배식 회장은 ‘사학법 개정 법률안이 기독교학교에 미칠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공·사립 동시 지원 제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교원채용 때 공립학교 지원율이 높다. 1, 2지망 형태로 공립과 사립학교를 동시 지원하는 현 제도는 공립 탈락 교사를 사립에서 받으라는 제도일 뿐”이라며 “단독 지원으로 사립만 할 수 있는 제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사학법 개정안은 사립학교를 보호하고 있던 둑에 균열을 만들고, 구멍을 내 사립학교 존립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포럼이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윤경 박효진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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