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이 장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백인 남성 히어로 중심이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드디어 아시아에 도착했다. 단지 캐릭터만 동양인으로 내세운 건 아니다. 이 영화의 액션은 아시아의 전통 위에 있다. 평범한 시민처럼 보이던 샹치(시무 리우)가 ‘히어로 본색’을 처음 드러내는 신은 바로 버스 액션 장면. 펜던트를 노리는 악당에 맞서 샹치는 좁은 공간에서 지형지물과 상대방의 힘을 이용한 디테일한 액션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장면, 어디서 본 것 같다. 맞다. 재키 찬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 버스 액션이며, 무시무시한 레이저 피스트(플로리안 문테아누)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는 샹치의 모습은 재키 찬의 재림이다.
이외에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곳곳에선 ‘재키 찬의 향기’가 느껴진다. 어쩌면 당연하다. 이 영화엔 재키 찬의 스턴트 팀이었던 이른바 ‘성가반’의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은 과거 재키 찬과 만들었던 액션의 합을 마블 무비에 접합시킨다. 그 결과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만들어졌고, 스케일과 디테일이 모두 살아 있는 스펙터클 무비가 탄생했다. 마카오 고층 빌딩 액션은 ‘러시 아워 2’(2001)에 대한 명백한 오마주. 이외에도 데스틴 크레튼 감독은 ‘프로젝트 A’(1983) ‘용형호제’(1986) ‘중안조’(1993) ‘취권 2’(1994) ‘홍번구’(1995) 등 수많은 재키 찬 무비들을 영감의 원천으로 꼽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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