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 앱 깔면, 김구 선생이 가이드 한다고?

최승표 2021. 9. 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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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스마트관광도시’ 인천이 지난 7월 3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앱으로 교통 예약, 음식 사전 주문 등을 할 수 있고 개항장 일대에서 증강현실도 체험할 수 있다. 최승표 기자

인천광역시가 한국 제1호 ‘스마트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사업을 벌인 결과 21개 경쟁 도시를 제치고 인천이 뽑혔다. 인천은 지난해부터 예산 70억원을 들여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 인프라를 구축했고, 7월 30일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2일 현장을 방문해 인천 여행이 얼마나 스마트해졌는지 경험해보고 왔다.

개항차 타고 시간여행

전동차를 개조한 ‘개항차’를 타면 편하다. 개항장 일대를 돌며 해설까지 들을 수 있다. [사진 모바일 앱 캡처]

똑똑한 인천 여행을 하려면 모바일 앱부터 내려받아야 한다. 인천e지, 인천e지AR. 이렇게 두 개의 앱을 받아서 회원가입부터 해두자. 이용자 취향에 따라 코스를 제안하는 ‘AI 여행 추천’부터 오디오 가이드, 교통 예약, 짐 보관 업체 연동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개항장 일대에 공공 와이파이가 있어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앱이 추천하는 식당에서 짜장면을 먹은 뒤 짜장면박물관(입장료 어른 1000원)을 가보자. 짜장면 탄생 배경부터 화교의 이민사를 보여준다. AR(증강현실) 앱을 이용하면 개항기 때 짜장면 만드는 모습을 담은 2분짜리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주요 박물관에 VR(가상현실) 기기도 갖췄는데, 거리두기 4단계 이후 대여를 중단했다.

전동차를 복고풍으로 개조한 ‘개항차’를 타고 명소를 둘러보면 편하다. 운전기사가 간단한 해설도 곁들여준다. 인천e지 앱으로 개항차를 예약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 1인 1시간 1만5000원.

중구청 앞에서 개항차를 타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출발했다. 적산가옥과 청나라풍 건물, 서양식 교회가 한눈에 담긴 모습이 이채로웠다. 차이나타운과 송월동 동화마을을 지나 자유공원으로 이동했다. 월미도를 바라보며 AR 앱을 구동했다. 1883년, 1900년, 1918년에 걸친 인천항의 변화상을 볼 수 있었다. 여러 증강현실 중 가장 흥미로웠다.

맛집, 카페 할인 혜택도

증강현실(AR) 앱을 구현한 모습. 김구 선생이 역사를 들려준다. [사진 모바일 앱 캡처]

자유공원 아래 제물포구락부 건물에서도 스마트 체험이 가능하다. 서울 독립문 등 숱한 근대 건축물을 남긴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이 지은 건물이다. 여기서도 A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개항기 때 외국인이 어울려 환담하고 춤추는 모습을 드라마처럼 보여준다. 개항장 곳곳에서도 백범 김구, 선교사 아펜젤러 같은 인물이 AR 영상을 통해 인천의 역사를 들려준다. 영상 대부분이 눈이 휘둥그레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재연 드라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떠올랐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흥미가 없어도 인천e지 앱을 써야 할 이유가 있다. 식당, 카페 등 200여 개 가맹점이 앱에 들어와 있다. 이 중 10여 개 업소가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20여 곳은 미리 음식을 주문하는 ‘스마트 오더’가 가능하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 맛집이 즐비한데 할인·주문 제휴점이 많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거리두기 4단계 탓에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월미바다열차, 시티투어버스는 7월 13일 이후 운항 중단 상태다. 인천관광공사 김민혜 스마트관광팀장은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면 여러 서비스가 정상 가동될 것”이라며 “지속해서 가맹점을 늘리고, 송도와 강화도 나아가 인천 전역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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