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반밖에 안 떠진다" 성형후 극단선택 50대女 유서엔..
한 50대 여성이 성형 후 눈이 안 떠지는 부작용과 통증을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55살 여성 박모 씨는 지난 4월 “사는 게 힘들다. 성형이 이런 고통을 줄지는 몰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박씨는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인 3월경 성형수술을 했다. 새 직장 출근을 앞두고 결심한 첫 성형수술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박씨의 딸은 “어머니가 ‘주변에서 많이 하니까 해볼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눈꺼풀과 턱선을 올려주는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수술 후 심한 통증은 물론 붓기와 시커먼 멍이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온전히 눈을 뜨거나 감을 수도 없었다. 이 병원은 “중년 눈 성형은 일주일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유족 측은 “병원 측이 ‘기다리라’고만 한 뒤 별다른 조처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씨 딸은 “어머니가 ‘눈이 왼쪽 반밖에 안 떠진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족이 취재진에 공개한 박씨의 휴대전화에는 지인들에게 얼굴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주며 힘들어하는 대화가 남아 있다. 박씨 딸은 “어머니가 밖에 나갈 수도 없는 모습이라…(힘들어하셨다)”고 밝혔다.
유족은 박씨 사망 후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 진료 기록에는 수술 이틀 전 수술명과 시간만 적혀있었다. 또 수술 날엔 마취제 투여 내용만 있을 뿐 기본적인 수술 내용조차 전혀 없었다.
사건을 담당하는 손영서 변호사는 “시술 부위나 정도, 또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아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의료 전문 정현석 변호사는 “성형수술은 환자가 위험을 전부 다 인식한 상태에서 수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그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수술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진료기록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병원의 진료기록도 부실하고 애초에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비극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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