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상' 기대에 바람몰이..현명한 스팩 (SPAC) 투자법

명순영 2021. 9.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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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보다 비싸게 사면 해산 시 원금손실가능

지난 8월24~25일 IBKS제16호스팩을 시작으로 엔에이치스팩20호(30~31일), 유진스팩7호(9월2~3일) 등이 마무리 지어졌다. 앞으로 대신밸런스제10호스팩, 신한제8호 청약이 예정됐다. 상반기에만 13개 스팩이 상장됐고, 연말까지 30개 넘는 스팩이 상장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19개)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스팩 IPO는 1949억 원(13건)으로 전년 동기(1018억 원) 대비 91% 증가했다. IPO 일반투자자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69.4 대 1로 전년(2.82 대 1)보다 크게 높아졌다.

스팩은 ‘주린이’에게는 다소 생소한 투자방식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다. 스팩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으로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추진한다. 스팩을 상장시켜 돈을 모은 뒤, 그 돈으로 비상장회사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스팩은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스팩은 합병 대상법인을 물색하는 것 말고는 다른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 상장 뒤 1년 뒤부터 청산 기한인 3년 내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

유망 비상장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상장 기회를 누릴 수 있다. 투자자는 합병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기회를 얻는다.

투자자 입장에서 특히 매력적인 점은 적당한 비상장기업을 정하지 못해 3년이 지나 상장폐지되고 해산되더라도 공모가액 내외의 금액을 돌려받는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회사 측 예치금액 등을 주권 보유비율에 따라 반환받는다. 모든 투자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일반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청약 경쟁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앞서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지난 7월26~27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비례배정 기준 993대1, 일반청약 기준 49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잠잠하고 초저금리 시대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팩이 ‘괜찮은’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면 주가가 오른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합병 이슈가 없는데도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사례가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 6월17일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따상(공모가2배+상한가)에 이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따상상상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버블’은 꺼지기 마련이다. 상장 이후 4000원에서 1만2450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5000원대로 급락했다. 상장 초반 주가 급등세를 좇아 매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반드시 합병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상장 후 3년 내 합병을 완료하지 않으면 해산된다. 스팩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많거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클 경우 합병 진행이 무산될 수 있다. 현재까지 스팩 합병 성공률은 63.9%다. 상장 후 36개월이 도래한 스팩 133개사 중 85개사가 합병에 성공했다.

금감원은 “스팩이 IPO 또는 합병 시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투자위험요소 등이 충실히 기재되도록 심사한다”며 “투자자들도 합리적 판단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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