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얼굴뿐 아니라 몸 여드름도 적극 치료해야
여드름은 얼굴뿐 아니라 가슴이나 등과 같은 몸에도 발생할 수 있다. 얼굴에 여드름이 있는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몸여드름을 동반한다. 얼굴과 몸에 여드름이 모두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삶의 질이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몸여드름이지만 높은 유병률에 비해 치료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몸에 여드름이 있다는 사실을 잘 이야기 하지 않거나 또 그 부위를 노출하기 꺼리는 환자가 많다. 몸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얼굴 외에 여드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등(93%)이고 어깨(56%), 가슴(46%) 순으로 많이이 나타난다. 노출이 많은 부위는 아니지만 환자들 입장에선 불편함이 크다.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몸에 여드름이 있는 환자의 약 3분의 1이 창피해하거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등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취미 생활에 제약을 느끼고 특정 활동이나 행사 참여 등을 꺼리며, 옷을 입는데 제한이 있어 다양한 취미, 문화활동부터 연애나 데이트를 즐기지 못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몸에 나는 여드름을 청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얼굴여드름의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잉분비된 피지가 각질 등으로 모공이 막혀 모낭에 쌓이면서 원인 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등이나 가슴에는 피지선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옷 등으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노폐물이 쌓여 여드름이 발생하기 쉽다. 사춘기 시절에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성인의 경우 과다한 피지와 땀과 같은 노폐물, 스트레스나 흡연, 월경, 약물복용, 화장품, 샴푸나 헤어제품 사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몸은 얼굴에 비해 피부 조직이 두껍고 모공이 깊이 있기 때문에 여드름 치료 기간이 얼굴보다 더 길다. 또한 방치하면 색소 침착이나 흉터가 남기 쉬우므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여드름 치료는 약물을 복용하는 전신 치료, 도포제를 바르는 국소 치료, 레이저 사용과 같은 물리적인 치료 등이 있다. 전신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로는 경구 항생제,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 호르몬제 등이 있다. 경구 항생제는 여드름균을 살균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내성균의 출현이 증가되고 있어 사용 기간과 용량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 분비량을 줄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입술이나 피부가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태아의 기형발생 우려가 있어 임여성에게는 신중한 투여가 요구된다. 호르몬제는 안드로겐의 피지분비 자극효과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개인에 따라 용량과 투여 기간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복용이 필요하다.
국소 치료에 사용되는 도포제로는 레티노이드(Retinoid), 벤조일퍼옥사이드(Benzoyl peroxide(BPO), 국소항생제 등이 있다. 레티노이드는 이상각화증을 교정하고 여드름 면포를 억제, 용해 및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조일퍼옥사이드(BPO)는 여드름균의 수를 감소시키고 항균 작용을 한다. 트러블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사용하며, 주로 저녁에 바르고 외출 시 바를 때는 꼭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색소침착을 예방할 수 있다. 국소항생제는 여드름균에 대한 항균작용을 목표로 하므로 염증성 여드름에 사용되나 장기간 사용 시 균의 내성 증가가 문제가 있어 유의 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티노이드 수용체(RAR)중 피부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는 RAR-r을 선택적으로 공략한 4세대 레티노이드 국소 치료제도 나와 넓은 등이나 가슴 부위 등 몸여드름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 치료 옵션이 넓어진 만큼 얼굴과 몸여드름을 동시에 치료하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몸여드름을 스스로 각질 관리를 하거나 바디 제품을 사용하는 등 홈케어를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자가 치료 보다는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줄이는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피부를 깨끗이 하고 부드럽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으며 피부에 닿는 옷이나 침구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을 피하고 숙면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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