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100兆시장 정조준..글로벌 M&A 시동건 KT 구현모號, 엡실론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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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데이터시장을 겨냥해 전략적 인수합병(M&A)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구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 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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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KT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데이터시장을 겨냥해 전략적 인수합병(M&A)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각국에 서비스 거점을 확보한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을 인수하며 글로벌 발판을 마련했다. 엡실론과 관련 기업들 간의 M&A도 추진한다. ‘M&A 전문가’로 불리는 구현모 KT 대표가 1년 전 "빅딜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다. KT는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자사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역량과 결합해 아시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100조원 글로벌 데이터시장 정조준
9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관련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기업을 인수함으로써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구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 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분기국사(PoP)를, 런던·뉴욕·싱가포르 3개 도시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운영 중인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PoP에 기반을 둔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역과 고객을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엡실론이 세계 주요 거점에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솔루션도 활용할 수 있게 돼 KT의 글로벌 데이터 사업이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KT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제전용회선 등 회선연결 서비스, 데이터센터 간 연결(DCI),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 등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 데이터 산업시장 규모는 72조원이며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현모 "나는 M&A 전문가"…볼트온 전략 가동
이 같은 행보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정통 KT맨’이자 ‘전략기획통’으로 불리는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공식 석상에서 "나는 M&A 전문가로 컸다"며 그간 준비해 온 빅딜을 올해부터 가시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연초 신년사에서도 그는 "몇 가지 사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엡실론 인수가 KT의 공격적인 글로벌 M&A 행보의 시작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KT는 엡실론을 향후 글로벌 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볼트온(Bolt-on)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근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 기업들의 행보에서 확인되는 볼트온 전략은 유사 업체 간 M&A를 통해 기존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영전략이다.
엡실론을 중심으로 IT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가 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됐다.
구 대표는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 데이터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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