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이 '찌릿'하고 아프다면 '침샘염' 의심을..일반 턱 통증과 달라
침샘은 침을 생산·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귀 밑과 턱 밑, 혀 밑으로 양측에 분포하는데 턱 주변에 주로 위치한다. 위치에 따라 이하선, 악하선(턱밑샘), 설하선, 소타액선 등으로 구분한다. 박혜지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침샘에 염증이 생기면 단순히 침샘 부위만 아프고 마는 것이 아니다. 침은 저작, 발음, 충치 예방, 항균 작용, 점막의 건조 방지 등 여러 기능을 한다. 또한 원활한 침 생산을 방해해 부차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원인과 증상은 다양하다. 흔히 ‘볼거리’로 잘 알려진 ‘유행성 이하선염’은 대표적인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대체로 귀밑샘 양쪽이 부으면서 미약한 열감이 나타나고 신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 세균성 타액선염’은 성인에게서 주로 관찰된다. 몸이 쇠약하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난 후 발생하기 쉽다. 대부분 페니실린 내성의 ‘황색포도상구균’이 원인이다. 급작스러운 통증과 함께 귀와 턱 근처가 부어오르며, 눌렀을 때 단단하고 열감이 느껴진다. 진단은 침샘 개구부를 압박했을 때 농이 나오면 확진할 수 있다. ‘만성 세균성 타액선염’은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서도 발생한다. 급성 타액선염과 달리 극심한 통증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농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만성 염증으로 인해 타액선의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침이 나오는 관에 돌이 생겨서 침샘을 막는 ‘타석증’도 침샘염의 일종이다. 타석증은 전체 80~90%가 악하선에서 발생한다. 침샘 부위 통증이 동반되며 때때로 붓는 증상이 생기는데 대개 식사 중에 심해지고 식사 후 가라앉는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이하선염의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양 상태를 좋게 유지하면 보통 일주일 이내 사라진다. 만약 반복적으로 붓는다면 세균성 타액선염을 의심해야 한다. 보통 항생제를 복용하면 호전되나, 경우에 따라 침샘관 세정술 등 시술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타석증은 돌을 제거해야 하므로 외과적 시술이 필요하다.
예방법도 각기 다르다. 이하선염 예방은 백신 접종이 최선이다. 세균성 침샘염은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발생하기 쉽다. 적당한 수분 공급과 사탕, 과즙 등을 섭취해 침 분비를 촉진, 농 배출을 돕는 것이 좋다. 박혜지 교수는 “침샘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예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턱관절 통증은 온찜질이 효과적이지만 침샘염일 경우는 온찜질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 진단을 받고 질환을 잘 감별한 후 찜질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5호 (2021.09.08~2021.09.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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