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서 추방당한 뒤..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선교지' 깨달아
스데반의 일로 예루살렘교회에 핍박이 임했다. 사도들만 교회에 남고 모든 성도는 다 흩어져 디아스포라가 됐다.(행 8:1) 흩어져간 성도 중 멀리 수리아의 안디옥까지 흩어져간 디아스포라 성도들이 있었다.
당시 안디옥이라는 도시는 로마가 식민지를 다스리기 위해 세운 행정통치 중심 도시였다. 로마제국의 통치 도시로 제일 컸던 도시가 로마, 두 번째가 알렉산드리아, 세 번째가 안디옥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대도시에는 사방 여러 나라에서 흩어져온 디아스포라 다민족이 산다. 예루살렘에서 흩어져 안디옥까지 온 디아스포라 성도들이 담임목사가 없는 가운데 스스로 교회를 세웠다. 처음에는 당연히 같은 유대인 동족 출신 그리스도인들 중심으로 모였다.
그러다가 자신들이 흩어져온 이 거대한 도시를 둘러보니 유대인뿐만 아니라 헬라인,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등 다민족이 흩어져와 살고 있었다. 그래서 ‘아, 내가 흩어져와 사는 바로 이곳이 선교지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세계전문인선교회(PGM)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의 선교’(here & now mission)다. 그렇게 초대교회 안디옥교회는 흩어진 곳에서 유대인 중심에서 다민족교회로 선교적인 교회가 됐다.
조모 선교사 부부는 중동 이슬람국가의 PGM 소속 선교사다. 그 나라 안에 재스민 혁명이 시작됐고 곧바로 추방됐다. 미국으로 흩어져와서 리버티대에서 신학석사 과정을 밟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미국 대도시에 와서 사는 동안 PGM이 그토록 주장하는 ‘바로 지금 여기가 선교지’라는 핵심가치가 이론이 아닌 실제임을 깨달았다. ‘아, 내가 흩어져온 미국이 선교지구나.’ 그날부터 옆집 이웃인 두 미국인 가족부터 전도했다. 두 가족 모두가 주님께 인도받고 교회로 돌아왔다.
학위를 마친 후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로 흩어졌다. 한 난민학교에서 부부가 섬겼다. 대부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흩어져 온 디아스포라들이었다. 이슬람권 선교는 철저히 개인전도이다. 아프가니스탄 형제 한 사람과 하루에 5~6시간씩 복음을 전했다.
그 한 형제가 다른 형제에게 전하고 그 형제는 이란에서부터 흩어져 온 이란인 난민으로 그 학교에서 교사로 섬기던 형제에게 복음을 전해 그리스도인이 됐다.
비자 문제로 또 말레이시아에서 현재 지금 이곳 이집트로 흩어져 왔다. 카이로라는 대도시에 예멘에서 흩어져 나온 디아스포라들이 많았다.
“우리 부부와 두 딸은 첫 선교지로 가서 섬기던 예멘에서 추방당한 뒤 이곳저곳으로 흩어진 곳에서 복음을 전했다. 흩어진 곳곳이 선교지가 됐다. 지금은 이집트의 카이로로 흩어졌다. 그런데 이곳에서 예멘의 영혼들을 다시 만나게 하셨다. 기막힌 신의 한 수다. 지금 우리는 예멘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했던 무슬림 전도를 이곳 카이로에서 아트센터를 세워 한 영혼 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는 엄청난 감격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은 지금도 흩으신다. 흩어진 곳에서 계속 거두게 하신다. 내가 흩어져 와 있는 이곳이 바로 선교지다.”
이모 선교사는 PGM 미국 뉴욕지부의 총무로 섬겼다. 싱글 총각 선교사로 중남미에서 PGM 선교사로 3년 사역을 했다. 하나님은 그를 카자흐스탄으로 흩으셨다. 7년을 섬겼다. 그곳에서 만난 싱글 처녀 선교사와 결혼한 후 무슬림 선교의 소명을 받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흩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7년을 섬겼다. 다음은 남편 선교사의 고백이다.
“아내는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를 읽어보면 매일매일 한 영혼씩 전도해 주님께 인도한 ‘일대일 전도’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7년 동안 일대일 전도와 양육을 통해 이 부부 선교사는 많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웠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이슬람 종주국인 터키로 흩어져 와서 5년째 똑같은 사역을 하고 있다. 내가 흩어져 온 이곳이 선교지다.
미군의 철수로 5년 전에 떠나온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탈레반의 정권에 들어갔다. 그리스도인 제자들의 삶이 어떻게 될까.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사방으로 혹 흩어진다 할지라도 그들은 흩어진 곳에서 아프가니스탄 디아스포라나 또 다른 흩어진 자를 만나 복음을 전하며 살 것이다.
안타깝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하지 못한, 그래서 흩어지지 못한 그리스도인 제자들로 우리 부부의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우리는 그 ‘남은 자’들을 통해 그들이 핍박 속에서도 복음을 계속 전할 줄 믿는다. 예수님과 복음이 생명이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슬람 권역에서 헌신하고 있는 PGM 선교사들의 공통점이 있다. 계속 추방당하고 계속 이곳저곳으로 흩어진다. 그러나 이것이 신의 한 수, 디아스포라를 통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의 선교, 즉 하나님의 선교다.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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