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휴켐스·탄소 포집 KC코트렐 '굿'

류지민 2021. 9. 7. 16: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탄소중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올 초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상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에 1억달러 기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Net-zero emission)’를 국가 과제로 내걸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5일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포함되지 않았고, 실현 가능성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탄소중립 사회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탄소중립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증시에서도 향후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과 주식을 찾는 움직임이 바쁘다.

▶2050 탄소중립 본격화

▷법제화 추진 등 정책 자금 유입

최근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탄소중립을 위한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2050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70.8%까지 늘리고, 태양광·풍력 등의 전력 비중은 지금의 12배 수준까지 올린다는 구상이다. 반면 원전 비중은 6∼7% 수준으로 낮춘다.

기술력을 고려하지 않은 구상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정책 흐름에 따른 자금 유입이 어느 정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변화의 방향이다. 에너지 소비 구조가 바뀜에 따라 산업 분야와 사회 인프라 시설에 대대적인 설비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잔존하는 화석연료 기반 설비도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 설비들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수송 분야에서도 전기·수소차의 보급률을 76~97%까지 확대하고, 철도 차량 전량을 전기·수소 차량으로 교체함에 따라 새로운 투자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효석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탄소중립으로 가야 하는데 막히는 곳이 어딘지가 투자 판단에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며 “석탄 발전 여부와 신재생에너지 등 전환, CCUS, 그린수소가 가장 막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탄소배출권 판매 기업 두각

▷관련 시장 급성장하며 실적 개선

탄소중립과 관련해 최대 수혜주로 예상되는 종목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저감장치나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한국은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할당받은 양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이월하거나 팔 수 있다. 기준치를 초과한 기업은 배출권을 사야 한다. 특히 제3차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계획 기간(2021∼2025년)부터는 할당량 일부를 돈 주고 사야 하는 유상 할당 비중이 기존 3%에서 10%로 확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시장의 연간 누적 거래대금은 2015년 139억원에서 2020년 6208억원으로 최근 5년간 45배나 증가했다.

본격적인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기업의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휴켐스, 에코프로에이치엔, 한솔홈데코, KC코트렐, 후성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태광실업 화학계열사 휴켐스는 자체 질산공장에 온실가스 저감시설을 설치해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DM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투자해 그 감축 실적을 서로의 지분에 따라 나눠 갖는 제도다. 휴켐스는 오스트리아 카본(Carbon)사로부터 시설 투자비와 운전비를 지원받아 질산2~5공장에 저감장치를 설치했다. 휴켐스 CDM은 연간 160만t 규모로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만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탄소 저감을 위한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탄소배출권 가격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유럽과 국내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크게 벌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이후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휴켐스와 함께 대장주 격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온실가스·유해가스 저감장치, 대기환경 플랜트 제조 사업을 한다. 지난 5월 28일 상장 이후 상한가를 3번이나 기록했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다. 급등세 이후 조정을 받고 있지만 매출의 100%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 있는 만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후성은 냉매가스, 반도체용 특수가스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 전지 전해질 소재 LiPF6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냉매가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저감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청정개발체제를 확보한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한솔홈데코는 뉴질랜드 조림 사업에 진출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했으며 국내 최초로 지식경제부에서 공장 폐목재 스팀 활용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인증받아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탄소중립 핵심 기술 CCUS

▷유일한 탄소 사후 감축 방안으로 각광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구 온난화 현상을 해소할 유일한 기술이라고 명명한 ‘CCUS’ 기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CCUS 기술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생산되는 근원지에서 그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을 통합적으로 가리킨다.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50% 이상이 발전시설과 중공업 공장에서 발생하는데, CCUS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대규모 이산화탄소를 경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발전소나 산업시설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지질층에 주입해 영구적으로 봉인할 수도 있지만,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정유시설 등에 판매되기도 한다. 정유 기업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원유 회수 증진(EOR)’이라는 공정에 사용하는데, 원유를 채굴할수록 압력이 낮아져 채굴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압력을 높임으로써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산화탄소를 봉인하면서 석유 생산량도 증가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 현재 가동되는 많은 CCUS 시설은 이산화탄소를 정유 기업에 판매하는 것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박일선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의 사전 감축 방안과는 달리 CCUS는 불가피하게 배출될 수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유일한 사후 감축 방안이라는 점에서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포집 관련주로는 KC코트렐, 그린케미칼, 켐트로스, 유니드 등이 꼽힌다. 탄소 포집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KC코트렐은 환경오염 방지시설에 필요한 기계장치 생산과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환경 산업 기업이다. 2010년 케이씨그린홀딩스에서 전기집진 설비와 배연·탈황 설비 제조 부문을 분리하면서 설립됐다. 특히 분진을 포집하고 황을 제거하는 장치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앞선 ‘탄소 포집·저장(CCS)’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린케미칼은 국내 유일의 에탈올아민(ETA) 제조사로 에톡시레이트(EOA),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아크릴레이트 모노머(Acrylate Monomer) 등을 생산한다. 화학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소재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밀화학 기업 켐트로스는 CCUS 관련 국책 사업인 에틸렌 카보네이트 합성용 고효율 불균일계 촉매 상용화 기술 개발의 주관사로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유니드는 탄소 포집 흡수제인 칼륨계에서 시장점유율 약 30%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탄소 포집 수혜주로 분류된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5호 (2021.09.08~2021.09.1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