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마통'이 사라졌다..4대 은행 신규 한도 '최대 5000만원'으로 축소

문지민 2021. 9. 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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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하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에서는 이제 억대 마이너스통장 발급이 불가능하다. 주요 대형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가능한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매경DB)
KB국민은행이 오늘(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로써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4대 시중은행에서 이제 억대 마이너스통장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7일부터 신규 취급되는 마이너스통장의 최대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고객이 미리 받아놓는 경향이 있고, 투자에 많이 활용되는 만큼 정부의 차입 투자 억제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에 9월 중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추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미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하향 조정했고 하나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한도를 낮췄다. 이로써 주요 대형 은행에서 억대 마이너스통장 발급이 가능한 곳은 이제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연소득 이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마이너스통장을 발급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연소득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연소득이 1억원을 넘지 않는다면 억대 마이너스통장은 개설할 수 없다.

이번에 축소된 5000만원 한도는 신규 대출에 한해 적용된다. 이미 대출을 받았거나 기한을 연장할 때는 기존에 약정한 한도를 따른다. 단, 기존에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하지 않다가 기한을 연장하면 한도가 축소될 수 있다. 시중은행은 사용하지 않은 마이너스통장에 대해서는 자동감액 조건을 약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기까지 평균 한도 소진율을 채우지 않으면 한도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방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기 3개월 전까지 평균 대출 한도 소진율이 10% 이하로 낮다면 기한 연장 시 약정 한도의 20%가 깎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조이기에 나선 이유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요청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감독국 관계자들은 지난달 13일 주요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만나 마이너스통장 등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춰달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한도 제한을 지키지 않은 은행에 대해서는 현장 검사를 나간다는 경고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도 취임 전부터 수차례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강력한 대책을 예고한 바 있다.

당국의 강력한 조치로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8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원으로 140조8930억원이었던 7월 말보다 1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 대비 1조8636억원 급증한 7월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다만 대출길이 좁아지면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별 가계대출 한도 재산정 등 정교하고 치밀한 대응 없이 은행권에 ‘알아서 맞추라’며 윽박만 질러서는 ‘풍선효과’에 따른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1년 전과 비교해 대출 규제와 제도가 너무 많이 바뀌었고, 갑작스런 대출 중단 조치도 너무 잦아 ‘대출 계약’ 자체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낮아진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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