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모자, 가방들에게 안녕을 고할 때_선배's 어드바이스 #81
친구가 몇 년 전 함께 산 여름 가방을 안 들고 다니길래 어쨌느냐고 물었더니 온통 곰팡이가 피어서 눈물을 머금고 버렸다고 한다. 재활용 수거함도 아닌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꽤 고가에, 일하는 데도 딱 좋았던 가방이라 듣기만 했는데도 아쉬움이 컸다. 나 역시 보관을 잘못해 떠나 보낸 소품들이 많이 있다. 악어가죽 가방은 항공 수하물에 넣었다가 제대로 찌그러져 두 번 다시 원형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장마에 신은 에스파드리유(Espadrille)는 진흙에 젖고 밑창 올이 다 풀려버렸다.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 잘 쓴 모자, 가방 등 소품은 이듬해까지 고스란히 보관하기가 꽤 까다롭다.


라피아 야자, 이레카 야자, 토킬라 야자(Toquilla Palm), 삼(Hemp), 대나무 등 천연 식물 섬유 소재는 세탁할 수 없다. 삼은 물에 젖는다고 강도가 떨어지진 않지만, 세제와 마찰에 소품 전체의 형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 동안 땀, 피지, 화장 등이 묻지 않도록 곱게 써야 하는데 부득이하게 묻었다면 70% 이상 알코올을 손수건에 묻혀 살짝 눌러 닦는 정도가 한계다. 브러시에 묻혀 모자에 문질러 닦아내는 모자 클리너를 직구로 구할 수 있지만, 섬유가 젖도록 너무 많이 쓰거나 세게 문지르면 그 또한 결과적으론 좋지 않다. 모자 안에서 크라운 형태를 유지하고 머리 둘레의 땀을 흡수하는 라이너가 천 소재면 그 뒷면에 키친타월이나 타월을 대고 앞은 중성세제를 약간 푼 물에 적셔 짠 타월로 눌러 더러움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시판되는 착탈식 모자 라이너도 있어서 착용을 시작할 때부터 덧대어 교체해 가며 쓰면 깔끔하다.

완벽하게 물기를 말린 후 종이 등 통풍이 잘되는 소재 상자에 두꺼운 종이를 지름이 모자 크라운과 맞게 원통형으로 말아 넣고, 크라운을 그 안에 거꾸로 넣어 챙이 위로 가도록 한다. 크라운이 상자 바닥에 닿으면 안 되며 챙은 내년에도 쓰고 싶은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야 한다. 돌돌 말 수 있는 라피아 소재 모자들도 말지 말고 완전히 펼친 상태로 보관한다. 얇은 종이를 구겨 크라운 안과 챙 아래를 채우고 곰팡이 방지제, 흡습제 등을 넣는다. 뚜껑을 덮어 집안에서 가장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가방의 가죽 부분만 닦을 때는 식물 섬유나 천 부분에 클리너나 크림이 닿지 않도록 마스킹 테이프를 살짝 붙여 두는 것도 좋다. (식물 섬유 부분 청소는 모자와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좋은 가죽을 사용한 가방은 어떤 가죽인지, 관리법은 무엇인지 구매 시 설명서가 동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관할 때는 가방 형태가 온전하도록 종이나 천으로 내부를 채우고 손잡이가 벌어지면 손수건 등으로 묶어 고정한다. 더스트 백에 넣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똑바로 세워 보관한다.

거친 평직인 캔버스(Canvas) 소재도 여름에 인기가 많은데 완벽하게 깨끗이 하려면 뒤집어서 먼지를 턴 후 중성세제, 아주 약한 수류로 단독 세탁하면 된다. 여름 내내 썼다면 생각보다 많은 더러움이 빠지면서 새것처럼 되돌아오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단, 원래 직조가 헐거워 전체적으로 크기가 줄고 뻣뻣해지며 염색이 약간 빠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캔버스 소재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한 형태를 원래대로 잡아 걸어 그늘에서 말려야 쭈글거리지 않는다.
천이 두껍고 형태가 무너지면 안 되는 캔버스 소재 가방은 빨지 말고 중성세제를 희석한 물을 묻힌 수건으로 두드리고 점점 더 맑은 물로 교체해 가며 오염물을 닦아낸다. 평소 연필이나 볼펜 같은 얼룩은 묻는 즉시 부드러운 지우개로 그 부분만 지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캔버스 소재인데 자연스러운 형태 변화를 즐기기보다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걸 선호한다면 구매 후 전체적으로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법도 있다.


*지금 반드시 알아야 하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그리고 생활의 지혜까지, '선배' s 어드바이스'는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됩니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자인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환경친화적인 에코 디자인
- 다른 부분에서는 철저히 아끼는 '가치 소비', '스몰 럭셔리'
- 추석음식 보르도 와인으로 다시 태어나다
- 우아함에 있어서 단계가 있다면 가장 최상급이 바로 가디스 스타일
- GARDEN STATE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2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3
- 판타스틱한 액세서리들로 파워풀하게 무장해 한층 더 아름다운 시즌 4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부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