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일하는 엄마의 늦은 육아

2021. 9. 6.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쩌다 마흔이 넘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결혼이 늦은 건 오히려 좋은 점도 많았는데 출산과 육아는 달랐다.

여러 가지로 녹록지 않은 일하는 엄마의 늦깎이 육아 현실에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진다는 뉴스를 듣고도 출산을 강권하지 못하겠다.

장점이라면 아이와 보낼 시간이 아무래도 짧을 테니 삶의 질에 관심이 더 간다는 것과, 조만간 아빠가 퇴직해서 육아에 동참하게 될 거라는 기대 정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어쩌다 마흔이 넘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결혼이 늦은 건 오히려 좋은 점도 많았는데 출산과 육아는 달랐다. 그 나이에 나름 무사히 임신하고 출산한 것에 감사해하고 있지만 늦었던 탓에 겪는 어려움들로 더 일찍 낳지 못한 것을 종종 한탄한다.

예상대로 임신이 쉽지 않았다. 2년을 바라고 기다리다 시험관 시술을 시도하려던 참에 기적처럼 임신을 했다. 고령 산모로 임신 중독도 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막바지에 상태가 나빠져 두어 달 고생에 그쳤지만 둘째 임신은 산모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 출산 후엔 산후조리를 비롯해 육아에 기댈 곳이 없었다. 부모 나이가 모두 많고 조부모도 고령이시라 기대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일과 육아를 위한 모든 도움에 비용을 치르고 있다. 20대 엄마보다 경제력이 조금 낫긴 해도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당장은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게 더 이득이다. 그냥 생기는 하루가 아니라 제법 큰 비용을 들여 얻는 시간이다 보니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는 일이 잦아졌다. 그럼에도 일터에서 일을 하다 말고 뛰어 들어오는 일이 잦고, 그렇게 두고 온 일 생각에 아이와 보내는 저녁 시간도 즐겁지 못하다.

동생이 없어 친구가 생길 때까지 같이 놀아줘야 하는데, 핑계겠지만 체력도 분명 부족하다. 여러 가지로 녹록지 않은 일하는 엄마의 늦깎이 육아 현실에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진다는 뉴스를 듣고도 출산을 강권하지 못하겠다. 장점이라면 아이와 보낼 시간이 아무래도 짧을 테니 삶의 질에 관심이 더 간다는 것과, 조만간 아빠가 퇴직해서 육아에 동참하게 될 거라는 기대 정도다. 남들 다하는 일에 유난을 부리는 것 같아 어려움을 삼켰더니 후배들 사이에서 저 나이까지 미뤄도 괜찮은가 보다는 얘기에 아차 싶었다.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면 모를까 어차피 치를 일이라면 조바심을 내는 게 좋겠다고 크게 얘기해야겠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