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많아지니 다시 늘어난 학교 폭력..초등 언어폭력 심각
학교폭력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학교가 수시로 문을 닫자 학교 폭력 건수도 줄어 드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난해 2학기 이후 등교일이 늘어나면서 다시 예전으로 복귀하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2021년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 지난해 조사보다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이 모두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초 4~고3 학생 344만 명이 지난해 2학기부터 지난 4월까지 진행됐으며, 학생들이 이 기간에 학교폭력 목격·피해·가해 경험을 온라인으로 답한 결과다.
지난해 9월 이후 학교폭력, 초등학교서 크게 늘어
다만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2018년 2학기부터 2019년 4월까지의 경험을 물은 2019년 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은 1.6%였다. 학교 문을 닫으며 학교폭력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2학기부터 등교가 차차 늘면서 폭력도 다시 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 증가는 초등학교에 집중됐다. 중학교(0.5%→0.4%)와 고등학교(0.24%→0.18%)는 지난해 2학기 이후 피해 응답률이 더 줄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만큼은 피해 응답률이 1.8%에서 2.5%로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피해를 호소한 초·중·고교생 3만 6300명 중 2만8800명이 초등학생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신체폭력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조사에선 학생 1000명당 4.9건의 언어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올해 조사에선 7.4건으로 늘었다. 그래도 2019년 조사(8.1건)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신체폭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늘었다. 학생 1000명당 2.0건(2019년)→1.2건(2020년)→2.2건(2021년)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해 이유는 '장난·그냥'…"늘어난 언어폭력, 대책 필요"
폭력을 저질렀다고 답한 학생(0.3%→0.4%)과 봤다고 답한 학생(2.28%→2.3%) 모두 지난해 조사보다 많다. 가해 이유는 초·중·고를 통틀어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35.7%)'가 1위다. 그다음 이유로는 초등학생의 경우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 중·고생은 '오해와 갈등으로'를 꼽았다.
폭력을 목격한 학생의 69.1%는 알리거나 도와줬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4.6%로 2018년(30.5%)이나 2019년(30.1%)에 비해 크게 늘었는데, 이번 조사에서 이 방관 비율은 29.9%로 나타나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 축소로 인한 교우관계 형성 및 갈등 관리의 어려움 등이 2020년 9월 이후 등교수업 확대와 함께 표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언어폭력 비중의 증가와 중·고등학생에 비해 초등학생의 높은 피해 응답률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화도선 첫째 낳으면 740만원 준대···우리 동네는 얼마?[2021 우리동네 출산축하금]
- '펜트하우스' 속 붕괴참사 유족들 "거액합의? 분노 치솟는다"
- [단독] "택배 점주 숨진 날 '이제 거래하자' 노조 전화 왔다"
- "마스크는 썼네"…비키니 입고 공항 활보한 여성 (영상)
- 보아 친오빠 권순욱, 복막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 임채무 "두리랜드 30년…빚만 150억, 화장실서 1년 살았다"
- [단독]"선관위에 후보 검증단" 이준석 제안, 정홍원이 거절
- 4수 했다고 놀림 받는 정준하, 최종학력은 서울대?
- 1인당 25만원 국민지원금 6일 접수…하루 먼저 확인하는 법
- 4표에 무너진 법원 숙원…그 뒤엔 '친정 킬러' 이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