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혼 1호 없었던 '1호가' 종영.. 다음 시즌 나온다면
[이준목 기자]
|
|
| ▲ JTBC < 1호가 될 순 없어 >의 한 장면 |
| ⓒ JTBC |
희극인 부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JTBC 예능 < 1호가 될 순 없어 >가 종영했다. 29일 방송된 최종회(65회)에서는 '개그맨 짝 시그널'의 최종 선택, 팽현숙-최양락 부부의 청평 자택 리모델링, 김경아-권재관 부부의 캠핑 스토리, 임미숙-김학래 부부의 제부도 방문기 등이 그려졌다.
'개짝시'에서는 김나희-이상준, 류근지-김마주가 최종 커플이 됐다. 김나희는 이상준과 두 번이나 데이트를 함께했다. 이상준이 계속해서 자신을 선택할 이유를 묻자 김나희는 "좀 다르게 보였다. '원래 개그맨은 가족이고, 가족끼리는 그러면 안 돼'라는 마음이 원래는 있었다. 시선을 바꾸고 보니까 가족끼리도 될 수 있구나, 진정한 가족이 되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상준은 "남녀가 서로 만나려면 서로 존경해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연애관을 밝히며 "제가 만약 나이가 들어서 귀농해서 살자고 하면 그럴 생각도 있냐"라고 물었고 김나희는 "지금 하는 일이 서울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귀농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상준은 "의견 엇갈리는 게 하나도 없다. 대화가 잘 통한다"며 놀라워했다.
최종 선택의 시간이 됐고 김나희는 끝까지 이상준을 선택했다. 이상준은 "어디 가서 이런 선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어쩔 줄 몰라 했고 김나희는 "데이트를 하면서 의미 있는 대화도, 실없는 대화도 했는데, 그 시간이 즐거웠다"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개그맨들 중 그나마 편안한 사람이 나인가 보다"라며 김나희의 진심을 확신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이상준은 고민 끝에 역시 김나희를 선택하며 첫 커플 탄생을 알렸다.
이후 출연자들의 선택이 계속해서 엇갈렸다. 서남용은 주현정을 선택했지만 긴장한 탓인지 김현정으로 잘못 부르는 실수로 탄식을 자아냈다. 주현정은 서남용의 프러포즈를 거절했다. 서남용은 "실망보다는 마음이 편했다. 일상이니까"라며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주현정은 이문재를, 이문재는 김마주를 선택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마지막으로 김마주는 이미 공공연하게 호감을 표시했던 류근지에게 마음을 전했다. 직전 2차 데이트를 송병철과 했던 김마주는 "공연히 실망감을 드려서 내 짝사랑으로 끝나는 건 아닐까"라며 걱정했다. 류근지는 김마주의 고백을 받아들이며 두 번째 커플이 됐다. 김마주는 "밖에서 따로 만날 의향이 있다. 한강에서 데이트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고, 류근지는 "죽어있던 연애 세포가 깨어난 느낌? 같이 뭔가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완벽했던 하루"라며 만족해했다. 또 "밖에서 다시 만나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팽현숙과 최양락은 이사 대신 집 리모델링을 통해 분위기 변신을 했다. 최양락은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는 팽현숙에게 낭비라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결국엔 아내가 원하는 대로 리모델링에 동참했다. 두 사람은 하루 종일 티격태격하면서도 가구를 직접 옮기며 집을 정리했고 가스레인지로 짜장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다. 팽현숙은 "저희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 집에서 이사 가지 않고 이렇게 살 것 같다. 이런 게 저희의 행복"이라고 밝혔다.
김경아와 권재관 부부는 둘만의 캠핑 데이트에 나섰다.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김경아와 모든 할 일을 끝내고 시간을 즐기고 싶은 권재관의 성향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뒤늦게 초대손님으로 오나미가 합류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분위기를 유쾌하게 전환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비가 내리고 고기까지 실수로 엎는 등 계속되는 악재에 끝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김경아-권재관 부부는 "캠핑 장비를 처분하겠다, 인생 마지막 캠핑"이라고 선언하며 혀를 내둘렀다.
|
|
| ▲ JTBC < 1호가 될 순 없어 >의 한 장면 |
| ⓒ JTBC |
모든 에피소드를 마치고 MC 박미선과 장도연은 이날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출연자들은 평소와 달리 눈물까지 보이며 이 프로그램이 방송경력이 오래된 희극인들에게도 각별한 의미였음을 실감케 했다.
프로그램을 통하여 오랫동안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밝혔던 임미숙은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도전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해보고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해줘서 우리 스태프들과 선후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양락은 "오히려 전성기 때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나는 참 복받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지혜는 "사실은 저희가 (이혼한 커플) 1호가 될 뻔했다. 위태위태했다"고 밝히며 부부생활에 위기가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정말 1호는 못되겠구나. 오히려 저희 부부를 단단하게 묶어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막내 장도연은 눈물을 보이면서도 "제가 17호(코미디언 커플)가 안 되어서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건가 싶었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박미선은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때는 무덤덤하게 끝내는 편인데, 오늘은 마치 이산가족이 되는 느낌"이라고 밝히며 "아직도 못 나온 개그맨 후배들이 많다. 곧 시즌2가 시작되지 않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 1호가 될 순 없어 >는 희극인 부부들의 리얼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며 방송 내내 큰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 제목은 '코미디언 커플 중 이혼한 부부 1호'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방송계에 코미디언 커플들은 많지만, 이들 중 그동안 이혼한 부부가 아무도 없다는 데서 비롯된 기획이었다. 희극인 부부들의 케미스트리와 그들만의 결혼 생활 비결을 탐구하는 관찰 예능이었던 < 1호가 될 순 없어 >는 오직 희극인들만 출연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많은 부부 예능과 달랐고, 오히려 희극인들의 동창회 분위기 같기도 했던 프로그램이었다.
희극인들은 연대의식이 뚜렷한 집단으로 유명하다. 이런 성향은 < 1호가 될 순 없어 >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며, 프로그램 내내 출연자들은 개별적인 부부간의 이야기를 떠나 '같은 희극인 가족'으로서 동질감을 강조했다. 가까운 직장 동료이자 선후배 사이로 시작하여 부부가 되고 가족으로 거듭나는 희극인 커플들의 이야기는 출연자들 간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됐다. 무대 위에서는 유쾌한 웃음을 주는 희극인들이지만 일상에서 자녀계획, 이혼 위기, 노후 대비 등 여느 부부들과 다르지 않은 고민과 애환을 겪고 있는 모습들을 솔직하게 보여주면서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높였다.
하지만 < 1호가 될 순 없어 >는 희극인 관찰 예능의 부작용 또한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웃겨야 한다는 압박 때문일까. 부부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적었고 가끔 맥락과 관계없는 상황극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MC 장도연을 비롯한 미혼의 희극인 출연자들이 나오면 다른 이성과 러브 라인을 유도하는 시도도 불편함을 자아냈다. 프로그램 종반부에는 젊은 희극인들의 짝짓기 데이팅 콘셉트로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 방송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잇단 폐지로 입지가 좁아진 희극인 후배들을 챙기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는 < 1호가 될 순 없어 >의 당초 취지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까닭이었다.
부부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지키는 과정은 물론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행복과 존중 없이 결혼생활만 유지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이혼 1호'가 된다고 해서 부끄럽고 잘못된 일도 아니다.
그런데 < 1호가 될 순 없어 >는 여러 희극인 커플들의 이야기를 보여줬지만 '그래도 이혼은 안 된다'라는 보수적인 고정관념을 결국 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 희극인 커플 중 아직 1호가 나오지 않았을까?' 혹은 '왜 1호가 되면 안 되는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서사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만일 시즌2를 제작한다면,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방향성에 대하여 한 번 더 고민해 본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킹덤' 이후 스펙트럼 넓힌 비투비... "'믿보비'라는 말 듣고 싶어"
- EDM 만든 여성들을 '마녀'라 부른 이유
- 과감한 '체인지 데이즈', '환승연애'... 진심이 비난 이겼다
- '사장님귀' 예능 늦둥이 김병현, MC들 비난받은 이유?
- 전쟁 중 코로나까지... 사투 벌이는 전 세계 영웅들
- "윤창호 법, 무기징역으로 형량 늘었지만 무용지물"
- 무려 10년, 의사 아들 잃은 엄마의 살벌한 고백
- '레전드'가 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첫 만남
- "아시안도 슈퍼히어로 될 수 있다" 이 배우들의 믿음
- "EBS의 AI 대전환, 글로벌한 지식콘텐츠 대량 생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