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 해보자' 현대건설 황연주, 꽃사슴은 살아있다

김태훈 2021. 8. 2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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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은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고 외쳤다.

외국인선수가 국제이적동의서(ITC) 문제로 출전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황연주를 라이트로 기용했다.

그만큼 황연주는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선수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후회 없이 후회 없이"라고 외쳤던 김연경의 파이팅은 황연주에게까지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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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현대건설 KOVO컵 우승 기여..존재 다시 알려
화려한 전성기 만큼 아니지만 팀 전력에 필요한 자원 입증
현대건설 황연주. ⓒ KOVO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은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고 외쳤다. 라바리니 감독 작전 지시가 끝난 후에도 "후회 없이 후회 없이 후회 없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해설위원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던 황연주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방송 중 황연주는 "죄송하다. 경기가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그 목소리가 너무..."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선수들이 어려웠을 텐데 잘 극복해줬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잠시 썼던 헤드셋을 벗고 코트로 돌아온 황연주는 컵대회서 꽃사슴의 존재를 알렸다.


황연주 소속팀 현대건설은 29일 의정부체육관에서 펼쳐진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여자부 결승전에서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를 3-0(25-23 25-23 28-26)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2006·2014·2019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컵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팀 내 최다인 17득점을 올린 정지윤은 컵대회 MVP로 선정,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새롭게 떠오르는 정지윤도 반짝반짝 빛났지만, 이번 컵대회 우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베테랑 황연주다.


외국인선수가 국제이적동의서(ITC) 문제로 출전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황연주를 라이트로 기용했다. 흥국생명전 7점(성공률 36.84%), IBK기업은행전 11점(성공률 36%)으로 승리에 기여한 황연주는 KGC인삼공사전에서는 18점(성공률 56.25%)을 기록했다. 도로공사와의 준결승에서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필요한 순간 득점을 올리며 흐름을 가져왔다. 결승에서도 초반 리드를 잡는데 큰 보탬이 됐다.


과거를 떠올리면 이 정도 활약으로 황연주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기는 어렵다. 그만큼 황연주는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선수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던 황연주는 한유미(은퇴)·김연경 등과 함께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다.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초로 트리플크라운, 최초 5000득점을 넘긴 선수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2 런던올림픽 4강을 이끈 주역이다.


ⓒ뉴시스

흥국생명-현대건설을 거치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지만 최근에는 웜업존이 더 익숙했던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선수와의 라이트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다. 2018-19시즌에는 출전시간이 크게 줄었고, 2019-20시즌에는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19경기 37세트 18점로 데뷔 이래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황연주가 살아있다는 것을 컵대회서 보여줬다. 물론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와 지난해 5월 결혼에 골인한 황연주에게 전성기 기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코트의 꽃사슴’으로 불릴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뽐냈던 베테랑의 풍부한 경험과 관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아직은 할 수 있다”는 황연주 말대로 아직 은퇴할 시기는 아니다. KOVO컵에서 부활까지는 아니더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준 황연주다. 본인 바람대로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컵대회에서 확실하게 입증했다.


컵대회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한 황연주는 자신 있게 18번째 V-리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후회 없이 후회 없이”라고 외쳤던 김연경의 파이팅은 황연주에게까지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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