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라면 소형 전기차를 타보자 [궁금타]

송민화 2021. 8.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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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전기차..오피스·차박 공간 활용 "못할 건 없다"
주행거리 770km 벤츠 EQS출시 예정..전기차 '대세'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주행거리 770km…전기차가 '대세'

내연기관차에 대한 애정이 큰 사람들에게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겠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유럽 탈탄소정책이 촉발한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00년 넘게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지켜왔던 유럽 브랜드들은 이제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장 앞장서서 서두르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큰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순수전기차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GV60을 선보였다. 앞으로 아이오닉6, 7, EV7, 제네시스 브랜드 등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가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말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선보이는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EQS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770km라고 밝히면서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가 서울에서 부산을 찍고 대전까지 무난히 갈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라 프리미엄 전기차의 진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국내에 보급될 전기차 대수는 25만대로 현재 10만 대 보급 계획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그야말로 전기차가 대세인 셈이다.

2030세대·사회 초년생에 소형 전기차가 '딱'

최근 무슨 차를 살지 고민하는 지인을 자주 접한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듯하다. 차를 구매하려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의 불안함과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한 개인 여가 활동 증가라고 말할 수 있다. 출퇴근 지옥철은 불과 몇 년 전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려는 분위기다. '무슨 차를 살까?' 고민하는 이유와 연결고리를 같이 한다. 사회 초년생들이 출퇴근용 차량 구매를 희망한다면 소형 전기차를 추천하고 싶다. 주행 가능 거리 300km 내외이고, 동승자석이나 적재공간이 여유롭진 않아도 개인 이동 수단으로는 최적화됐다고 생각한다.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비는 물론 친환경차로서 주차할인과 같은 추가 혜택들도 따른다.

결혼을 하지 않은 비중이 높은 2030세대에게도 소형 전기차는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전기차의 장점 중 가장 우선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정숙성일 것이다. 또 전기모터가 발휘하는 초반 가속력이나 민첩하게 움직이는 반응속도는 전기차의 큰 매력이지만 여유롭지 못한 실내공간이 패밀리카로서 선택을 방해한다. 결국 미혼 또는 패밀리카는 따로 있고 혼자서 차를 몰아야 하는 운전자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피스·차박 공간 활용 "못할 건 없다"

막상 소형 전기차를 선택해도 자동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거나 요즘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다면 낭패일 것이다. 소형 전기차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는 르노 조에와 푸조 e208이 대표적이다. 이 두 차량의 제원 및 성능을 살펴보자.

먼저 조에는 환경부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2,000만 원 후반 대로 구매할 수 있다. 또 현재 글로벌 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3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그만큼 품질 안전성도 믿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판매량 11만 5,888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유럽 전기차 시장 판매 1위의 기록이다. 4.8km/kWh의 전비는 준수한 편이지만 배터리 용량이 작어 주행 가능 거리는 250km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승차정원은 5명이지만 하부에 배터리 적재로 뒷좌석 높이가 껑충하고 180cm 키의 사람이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로 좁은 편이다.

푸조 e208의 경우는 전기차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더하면 3,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유럽 올해의 차'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할 만큼 세련미도 더했다. 136마력의 최고출력과 26.5kgf.m의 최대토크로 도심 구간에서는 아쉬움 없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소형차임에도 4.4km/kWh라는 전비와 주행 가능 거리 244km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이제 공간적인 제약을 얼마나 승화시킬 수 있을지 살펴보자. '소형 전기차와 함께 일과 여가 모두를 즐길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우선 오피스 공간으로 활용도는 어느 정도일까? 운전석을 뒤쪽으로 쭉 밀면 180cm 남성이 앉기에 여유로운 공간이 나온다. 노트북을 열고 휴대폰 테더링으로 인터넷을 연결하고 일을 했다(기사를 썼다). 차 밖은 비가 오고 더웠지만 에어컨을 틀어놓은 차 안은 시원했다. 그리고 시동이 걸린 줄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엔진 떨림이 없으니 더욱 정숙했다. 밖에서 들려오는 빗방울 소리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이마저도 즐길 수 있다면 일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집중이 더 잘 되는 것 같았다.

일을 했으면 이제 힐링 시간을 가질 차례다. 바다 뷰를 보고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근교 요트 정박지에 차 뒤꽁무니를 대고 테일게이트를 열었다. 그 상태로 2열은 접고 위에 오르니 의자의 단차 때문에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대신 적재공간 쪽으로 엉덩이를 빼니 앉을만했다. 참고로 e208의 적재 공간은 311리터이고, 2열을 접으면 1,106리터까지 늘어난다. 적재공간의 상판을 테이블 삼아 아이스커피 한 잔을 올려 놓고 눈앞에 펼쳐지는 탁 트인 경관을 바라보니 나만의 야외 테라스가 완성됐다. 비가 살짝 내리긴 했지만 테일게이트가 처마 역할을 하면서 비가 들이치지도 않았고, 운치 있는 분위기가 제대로 연출됐다. 다만 두 명이 앉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다리를 대각선으로 뻗어야 그나마 쭉 뻗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도 소형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내연기관차도 마찬가지로 경차와 같은 작은 차를 만드는 데에는 다소 소홀한 편이다. 10년 가까이 새로운 경형 모델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 박스형 경차로 인기가 높은 레이의 경우에도 지난 2012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부분변경으로만 명맥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제는 작은 차로 개인이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다양한 용도의 전기차가 나와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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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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