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몸보신 위해 악법 통과..文,거부권 행사하라" 靑에 총공세

김기정 2021. 8. 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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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또 침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법사위,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를 예고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정안 처리 과정에) 청와대가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앞으로도 어떤 입장도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개정안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했던 기조를 또 한 번 이어갔다.

유 실장은 또 개정안 처리는 국회 차원의 일이라며 청와대와 선을 그었다. 그는 “개정안이 언론의 자유를 심히 침해하고 왜곡한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좀 논의를 잘 해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원칙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 건의하라" "밥값 하라" 靑 몰아친 野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의결하려는 도종환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막고 있다.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날 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연합뉴스
이날 운영위에선 언론 자유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이 소환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에 앞서 재생한 영상을 통해서다. 문 대통령은 과거 “언론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척도”(2014년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적어도 문재인 정부는 언론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2017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나는 언론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 기본이라 생각한다”(2019년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접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이 “언론 자유의 중요성, 동의하냐”고 묻자 유 실장은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쭉 말씀하신 게 영상에 나왔습니다만, 초지일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했다.

다만 유 실장은 “헌법 21조와 신문법 3조엔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언론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 윤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사회의 책임도 명시돼 있다”며 “그 틀 속에서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초지일관 언론 자유를 말씀했다”고 덧붙였다.

유 실장은 “위헌적인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야 한다”는 야당 질의엔 “거부권 행사는 이 자리에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왜 외신까지도 그럴까(비판할까) 하는 건 저희도 유의 깊게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기자 조직인 국제기자연맹과 국경없는기자회, 서울 외신클럽 등 국제 언론인 단체는 여권의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 “한국의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 성명을 잇따라 내놨다.

“문 대통령과 개정안 관련한 대화나 논의가 전혀 없었느냐”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엔 유 실장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중대한 이슈임에도 문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에선 일체의 논의가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김 의원이 “청와대에서 마지막으로 걸러 달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몸을 보신하기 위한 악법을 통과시킨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 말을) 꼭 좀 전해달라. 그래도 월급 받으시는 데 밥값은 하셔야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밥값 좀 하시라’는 표현은 듣기 참 민망하다”고 반박하며 소란이 일었다.


"드루킹 수혜자 누구냐" 묻자 유영민 "모른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운영위에선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와 관련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드루킹 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냐”고 물었고, 유 실장은 “모른다”고 했다.

▶유 의원=“문 대통령을 위한 댓글 조작을 했는데 댓글 조작의 수혜자를 모릅니까.”

▶유 실장=“저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유 의원=“예상치 못한 답변입니다.”

▶유 실장=“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만…(판결은) 언론 통해서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김정숙 여사의 드루킹 연루 의혹을 꺼내 들며 또 한 번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유 의원이 2017년 4월 민주당의 한 대선 경선 관련 일정에서 김 여사가 “경인선에 간다”고 말한 영상을 틀면서다. ‘경인선’은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의 줄임말로 드루킹 김동원씨가 주도했던 조직이다.

유 의원은 “김 여사도 경인선을 알고 있는데 대통령은 경인선의 활동을 몰랐을까”라고 했고, 이철희 정무수석은 “대통령이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대해선 제가 뭐라고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만, 드루킹이 벌인 댓글 공작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백신·부동산엔 "송구", 아프간 난민 수용은 "신중해야"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앞에서 재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탈레반 정권으로 넘어간 아프가니스탄 내 가족 구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청와대는 코로나19 백신 수급 및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국민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반복했다. 유 실장은 “방역에 협조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과 함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겠다. 접종계획에 일부 영향을 미친 모더나 문제도 범정부적 노력으로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석 전까지 국민의 70%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한다. 그다음에 10월 말까지 2차 접종을 70% 완료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난민 수용 관련 협의 연락을 받은 것이 있느냐”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에서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군 기지에 아프간인들을 임시 체류시키는 것”이라며 “이 문제 관련해선 미국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그간에 협의를 해오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미국이 지리적 여건이나 편의성에 따라 중동, 또는 유럽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를 활용한다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국내에 체류 중인 수백 명의 아프간인에 대해선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인도적 차원의 법적인 조치가 가능한지 법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김아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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