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모른채 부실대학생 낙인" 석연찮은 인하대 평가 후폭풍

심석용 2021. 8. 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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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하대 대강당에 인하대 학생들이 교육부 발표에 이의제기하는 의미로 벗어놓은 과잠(학과 점퍼의 준말)이 놓여있다. 사진 인하대 제공

“대학에 들어온 지 1년도 안 돼 억울하게 부실대학 학생이라는 오명을 쓰기 직전입니다. 현 사태가 어째서 벌어졌는지 모두가 납득할만한, 공정한 평가를 교육부에 권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글)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관련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재정지원사업에서 탈락한 인하대 구성원에 이어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평가 자체로 논란이 번지는 모양새다.

22일 인하대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지난 17일 각 대학에 통보했다. 인하대를 포함한 52개교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했다. 이들 대학은 2024년까지 3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 사업비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인하대는 재평가를 요구하며 이의신청을 했다. “교육비 환원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 정량지표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는데 일부 정성 지표에서 이해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이유였다.


“같은 기간 평가인데 다른 결과”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표.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항목은 정성 평가한다. [표 교육부]
인하대에 따르면 인하대는 정성평가 대상인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서 67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2018년 해당 항목에서 92.77점을 받았는데 3년 만에 약 26점이 떨어진 것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ACE+사업을 했고 ‘사업 성공수행’이라는 우수한 결과를 받았는데 이번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서 낙제점이 나왔다“고 했다. “ACE+사업과 같은 기간에 같은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 대해 평가했는데 상반된 평가가 나온 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는 게 인하대의 주장이다.
인하대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재학생 서명운동. 사진 인하대 총학생회 제공

학생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학년 임세연(21)씨는 “교육부 발표가 의문이라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교육부는 비공개로 일관했다”며 “타 대학의 해당 지표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인하대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는 말로 일관하는 게 맞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1학년 박민선(20)씨도 “이유도 모른 채 부실대학 학생으로 낙인 찍히게 생겼다”며 “왜 낮은 점수를 받은 건지 공개해야 한다. 정량평가와 달리 정성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데 평가의 공정성 또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하는 한편 오는 23일부터 세종시 교육부 청사를 찾아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전승환 인하대 학생회장은 “그 누구도 학교의 역량을 부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총동문회 등 인하대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 공정성 확립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평가 절차 방식에 문제 있다”


정부 일반재정지원 탈락 대학.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편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의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임시회 교육위원회에서 “앞서 두 차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적 없다”며 “교육부는 가결과라고 하지만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대학의 연구성과와 역량 관련 지표가 전무하다”며 “연구능력 등이 국내 10위권에 드는 대학이 이번 진단에서 배제됐다.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진단이 대학의 살생을 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의신청을 접수하고 검토하는 건 대학구조개혁위원회다. 절차를 세심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이의 신청 수용범위를 단정하기 어렵다. 대학 재정지원 관련해 구조적 혁신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는 각 대학의 이의신청을 검토한 뒤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달 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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