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더리움 급등 끌어낸 '하드포크'..다른 코인에도 호재될까

나건웅 2021. 8. 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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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설명서] (9)

우울했던 암호화폐(코인) 시장이 8월 들어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1조2000억달러까지 떨어졌던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지난 8월 16일에는 2조5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8월 랠리’를 견인한 코인은 비트코인(BTC)이 아닌 ‘이더리움(ETH)’이다. 8월 이더리움 가격은 2450달러에서 3250달러까지 25% 가까이 폭등했다.

흔히 ‘코인 가격이 움직이는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8월 5일 이더리움에 중요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다. 하드포크가 대체 뭐길래 이더리움 가격을 넘어 코인 전체 상승장을 견인할 수 있었을까.

▶하드포크: 대규모 업데이트

▷‘합의’를 통해 업데이트 여부 결정

하드포크에서 ‘포크(Fork)’는 블록체인(코인)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나의 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모습이 음식을 먹을 때 쓰는 포크를 닮았다는 데서 비롯했다.

업그레이드 이전 블록체인과 호환 여부에 따라 ‘소프트포크(Soft Fork)’와 ‘하드포크(Hard Fork)’로 구분된다. 소프트포크는 쉽게 말해 ‘부분 업데이트’다. 윈도9을 윈도10으로 업데이트해도 기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것과 같다. 낡은 컴퓨터 부품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는 것에도 비유할 수 있다.

하드포크는 다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핵심이 되는 룰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부품을 갈아 끼우는 수준이 아닌, 기계 자체를 교체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비디오 기기를 DVD로 바꾼다고 보면 된다. DVD로 바꾸면 모아놨던 비디오테이프는 플레이할 수 없다. 기존 코인과 하드포크로 갈라져 나온 코인은 아예 별개의 코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하드포크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다. 따라서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가자(노드)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컴퓨터처럼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일방적으로 업데이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의 역사

▷합의 실패하면 둘로 쪼개지기도

합의에 실패하면 코인이 여러 개로 쪼개지기도 한다. 앞서 비디오와 DVD의 예시를 다시 언급하면, 기존 비디오 기기 제조업자나 비디오 대여방 주인 같은 사람들이 DVD로의 업데이트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디오는 비디오대로, DVD는 DVD대로 시장을 형성하며 공존한다.

실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코인이 둘로 쪼개진 하드포크 사례도 많다. 2017년 8월 비트코인은 하드포크 과정에서 두 개의 코인으로 쪼개졌다. 당시 비트코인을 둘러싼 쟁점은 너무 느린 처리 속도와 비싼 수수료였다. 문제는 고작 1MB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블록의 크기에 있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는데, 한쪽에서는 블록 용량을 1MB에서 8MB로 늘리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블록 용량은 그대로 두되, 비트코인 거래에 필수적인 ‘서명’ 부분을 떼어내 그 여유 공간만큼 추가 처리 용량을 확보하는 ‘세그윗’ 방식을 지지했다.

대세는 세그윗이었지만 비트코인 채굴업자 반발이 극심했다. 세그윗을 진행할 경우 채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비트코인은 둘로 쪼개졌다. 세그윗 방식으로 업데이트(소프트포크)한 기존 ‘비트코인’ 그리고 채굴업자가 중심이 돼 블록 크기를 8MB로 늘려 하드포크한 ‘비트코인캐시(BCH)’다.

2017년 8월 1일 비트코인캐시가 탄생한 순간 기존 비트코인을 갖고 있던 이용자는 1:1 비율로 비트코인캐시를 지급받았다. 즉 1비트코인을 갖고 있던 투자자는 1비트코인캐시를 추가로 지급받은 것이다. ‘교환’이 아닌 ‘배당’의 개념이다.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쪼개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캐시에서 하드포크한 비트코인SV(BSV)와 비트코인캐시ABC(BCHA), 또 기존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한 비트코인골드(BTG)와 비트코인다이아몬드(BCD) 등이다.

▶이더리움 하드포크의 역사

▷이더리움 2.0을 향한 업데이트

이더리움도 하드포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2015년 첫 하드포크부터 8월 5일 런던 하드포크에 이르기까지, 하드포크를 총 9차례나 진행했다.

그렇다고 매번 하드포크 때마다 이더리움으로부터 새로운 코인이 쪼개져 나온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때와 달리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합의’에 성공한 덕분이다. 하드포크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2개로 쪼개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중 하나에 모든 사람이 이동하고, 남은 블록체인은 사실상 ‘폭파’하는 방식이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성능 개선을 위해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스스로 강제했다. 바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을 심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는 10월까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폭파한다’는 명령을 입력한 폭탄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깔아놓는다. 폭발 시점을 늦출 수 있는 것은 하드포크뿐이다. 하드포크에 성공한 새로운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다음 하드포크 때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남겨진 블록체인은 폭발한다. 이는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게 하는 원동력인 동시에 사용자가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전부 이동하게끔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더리움 하드포크의 목적은 명확하다. 현재 이더리움보다 한층 개선된 ‘이더리움 2.0’을 빠르면 2022년 내놓는다는 것이 이더리움재단과 개발진의 목표다. 채굴 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친환경 방식인 ‘지분증명(PoS)’으로 바꾸고 이더리움 확장성과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어느덧 낡은 코인이 된 이더리움을 새것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런던 하드포크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총 5가지 업데이트가 진행됐는데 그중 핵심은 ‘이더리움 가스비’ 체계를 손본 것이다.

가스비는 이더리움 거래 시 사용자가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다. 가스비를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로 나눠, 기본 수수료는 소각해버리고 우선 수수료만 채굴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소각한 기본 수수료만큼 이더리움 공급량도 줄어든다. 공급량이 2100만개로 고정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무한대 발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희소성이 없다’ ‘가치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하드포크로 이런 논란도 다소 사그라들 전망이다.

이렇듯 하드포크는 보통 해당 코인에 호재로 작용한다. 성능 개선, 공급량 감소, 확장성 증가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업데이트 내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이 투자했거나 투자하고자 하는 코인의 하드포크 일정은 미리미리 체크해두는 편이 좋다.

전 세계 코인 중 시총 5위 에이다(ADA)가 최근 상승한 배경에도 하드포크가 자리한다. 에이다 창업주인 찰스 호스킨슨이 오는 9월 12일 ‘알론조 하드포크’ 계획을 공식화한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 알론조 하드포크가 완료되면 에이다는 이더리움처럼 ‘스마트 콘트랙트’ 기능을 갖추게 된다. 즉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인 ‘디앱(dApp·탈중앙화 앱)’을 에이다로도 만들 수 있게 된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3호 (2021.08.25~2021.08.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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